좌파, 신영복·조국 불출마..교통정리 잰 걸음곽 전 교육감 최측근 송순재 "혁신교육 계승" 출사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 한신대 김윤자 교수 추대 우파 단일화 방식, 주도권 놓고 내부혼란 자초
  • ▲ 곽노현 전 교육감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이 23일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곽노현 전 교육감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이 23일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판세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좌우 진영 모두 10~20명 안팎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며 탐색전을 벌이는 상황은 여전하지만 거론된 인사들이 하나씩 뚜렷한 자기입장을 밝히면서 차츰 교통정리가 돼 가는 모양새다.

    우선 좌파 진영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곽노현 전 교육감 낙마 이전부터 일찌감치 단일화 기구를 띄우면서 선거전에 돌입한 우파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지만, 현재는 확실히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좌파진영의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불출마의 뜻을 명확히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 석좌교수와 함께 유력후보군을 형성했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지금까지 큰 주목을 끌지 않았던 ‘곽의 남자’ 송순재(60) 서울시교육연수원장이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의해 발탁된 송 원장은 곽 전 교육감에 이어 그의 정책을 계승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신 석좌교수나, 출마를 선언한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 등에 가려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송 원장은 2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젔다.

    첫 일성으로 ‘서울교육의 혁신’을 내 걸어 곽 전 교육감의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교육의 혁신을 굳건히 뿌리내리게 하고자 출마를 선언한다”

    곽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교육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곽 전 교육감의 교육혁신은 다양한 연구자와 실천가들의 성과를 정책화시킨 것”

    “곽노현 개인의 성과를 잇기보다 그 정신적 성과를 이어가겠다”

    이어 그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 단일화를 위해 진보진영이 구성한 ‘2012 민주진보서울교육감후보추대위’에 후보등록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송 원장은 전날 서울시교육청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송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진보진영은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 2010년 단일화 과정에서 물러난 이부영 전 서울시교육위원(합법 전교조 초대 위원장), 김윤자 한신대 교수가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분위기다.

    송 원장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인사는 김윤자 교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의 추대를 받으면서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우파진영은 최명복 서울시 교육의원에 이어,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등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하는 ‘잠룡’들이 많아 교통정리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우파진영 단일화 추진기구인 ‘좋은 교육감 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가 정한 후보 추대기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후보난립을 자초한 2년 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거세다.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한 최 교육의원은 시민회의가 여론조사나 투표 등의 객관적 방식을 배제하고 ‘후보 자질 검증’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계 종사자가 아닌 서울시민을 유권자로 하는 선거에 나갈 단일후보를 일부 인사들의 서류심사만으로 결정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파진영이 내부에서 파열음을 내면서 2년 전과 같은 후보난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최 교육의원은 시민회의의 후보 추대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단일화 불참의사를 나타냈다.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본 후보 등록기간은 다음달 25~26일 이틀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