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탈북자의 외침은 ‘분노의 통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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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북송반대, 목숨을 내 놓겠다.

    어느 탈북자의 외침은 ‘분노의 통곡’이었다.

    10월 14일, 옥인교회 앞은 초저녁인데도 행인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그곳에서 작은 한 탈북여성이 자생초마당에 있었다.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분노인지 통곡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분노 섞인 통곡일 것이다.

    244일째 탈북자 북송반대 농성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 수용소 사진전, 장진성 탈북시인의 전시품 등 44점은 12일 종로구청에서 불법적치물이라면서 수거해 갔다. 휑한 옥인교회 앞에는 옥인교회 측을 원망하는 대자보 한 장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8월 31일, 통성 200일째 행사 직전에 전기를 차단한 옥인교회에서는 45일째 전기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밤이면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북한 선교 헌금’이 투입되어 설립된 옥인교회의 처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조계사와 명동성당이 이랬든가?

    매주 금요일 철야농성에 참여하겠다는 탈북여성, 그녀는 이런 옥인교회의 행태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바쁜 와중에서 오늘 이렇게 목 놓아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탈북자의 북송을 막기 위해 목숨을 내 놓을 각오를 한다고 했다. 힘없는 탈북자, 이해할 수 없는 대한민국에 원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육성을 원문 그대로 옮긴다.

  • - 우리의 형제, 탈북난민들을 살려주세요!... -

    존경하는 한국의 시민여러분, 한국의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여기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옆에서 오늘 245일째로 탈북민 강제북송반대저지 농성투쟁을 하고 있는 이곳을 지켜보고 계시는 한국의 양심적인 지인여러분! 저는 오늘 지금 우리한국에 들어온 2만4천여 명의 탈북민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여러분들에게 사무친 눈물이 쏟아내는 저희들의 아픈 마음을 열어 여러분들과 함께 소통해 드리고자 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저희들은 북한의 폭력적인 독재와 비인도주의 적인 인권의 박탈과 탄압으로부터 인간이 인갑답게,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 먹을 것을 찾아서, 살길을 찾아서 사랑하는 고향땅, 사랑하는 부모형제들과 친척들을 뒤에 두고 피눈물을 뿌리면서 북한을 떠나 서울에서 평양까지 기차로 두 시간이면 들어올 수 있는 이 거리를 죽음이 기다리는 전 세계 나라들의 국경과 국경을 넘어 들개처럼 쫓기우고, 또 쫓기우면서 지구 반 바퀴를 에돌아서야 마침내 우리가 살아갈 대한민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저희들에게 저희들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의 등대였고, 죽어서라도 발을 딛고 싶은 천국의 나라였고, 그래서 같은 언어로 말을 할 수 있고, 한 조상의 피가 뛰는 한 민족, 한 동족이어서 한국에만 가면 살수 있다는 막연한 바람을 안고 죽기를 각오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두 인천공항에만 내려서면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기쁨이 터쳐내는 함성보다 먼저 그동안 우리를 너무도 무겁게 짓눌렸던 그 죽음의 공포가 드디어 떠나는 순간이어서 저희는 모두 인천공항에 내리면 기쁨도 아니고 웃음도 아닌 그런 알지 못할 통곡의 눈물을 흘리면서 오매불망 그립던 그 꿈의 나라 대한민국에 첫발을 뗍니다.

    그렇게 들어온 대한민국은 저희들에게 희망이요, 기쁨이요, 무환한 삶의 가치를 안겨주는 신의 나라요, 그래서 저희들이 죽더라도 지키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보답하며 살고 싶은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저도 그동안 그렇게 저만의 삶에 쫒겨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서야 나 자신을 돌아보게될 마음의 여유가 생겨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도 내 동족, 내 형제들이 그동안 먼저 저희들이 걸어왔던 그 죽음의 길을 또다시 걸으며 아직도 타국의 거리들을 쫓기우고 개처럼 끌려 다니면서 언제 북송될지 모르는 죽음의 사지에서 저희들이 당했던, 그렇게 저희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 죽음의 사지에서 살려달라고 애처럽게 울고있는 그 모습을 보고, 같은 길을 걸어 왔고, 같은 아픔을 겪어온 한 동족으로써 이제 더는 저의 삶에만 쫒아갈 때가 아님을 깨닫고 저도, 비록 연약하고 아무것도 보탤것이 없는 가장 작은, 약한자 이지만 그러나 진실로 그들을 살려야 한다면 저의 이 한몸이 기꺼이 죽기를 작정하고 저는 이제부터 이 길을 가고자 여기에 뛰어들었습니다.

    존경하는 한국의 시민 여러분!... 애국을 사랑하고 진실을 사랑하며, 정의가 세워지기를 갈망하는 진정한 한국의 양심적인 지인여러분!...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저희형제들을 살려주십시오! 아직은 저희들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빈 두 주먹밖에 가지고 들어온 것이 없는 저희들에게 그래도 한 형제라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정부에서 임대로 집을주었고, 사랑을 주었고, 관심을 주었고, 지금껏 저희들이 아직은 받아온 것 밖에는 없다는 것을 저희들은 너무나 잘압니다.

    그동안 아직까지 한국의 나무한그루, 풀 한 포기 심어보지 못한 저희들을 오로지, 같은 민족, 같은 동족이라는 그 이유하나로 그렇게 품어 받아주시고, 사랑해 주신것을 저희들은 잊지않고, 죽을때까지 감사하며 꼭 보답해드려야 한다는 것을 저희들은 잘 압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죽음의 경지에 몰린 저희동족을 살려달라고 애통하는 저희들의 이런 모습이 여러분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 진다는 것도 저희들은 잘 압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또 빈손을 쳐들고 지금껏 저희들을 관심하고 돌봐주었던 여러분들에게 또 저희동족을 살려달라고 또 여러분들에게 매어달려 애통하게 호소할 수밖에 없는 저희들의 마음은 더 비참하고 아파서 터질 것 만 같습니다.

    한국시민 여러분! 아직은 저희들을 외면하지 마시고 지켜보아 주십시오!

    관심해 주십시오! 사랑해 주십시오! 아직은 약자여서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할수없는 저희들의 약함을 아시고 도와주십시오! 마음을 귀울여 주십시오! 사랑을 귀울여 주십시오! 죽음의 공포에서 울고있는 저희형제들을 위하여 소리를 모아주십시오!

    지금까지 북한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고통과 훼유와 공갈과 아픔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떼어버릴 수 없는 것은, 이 나라의 남,북 삼천리 금수강산에 하나의 탯줄을 뭍고 그 하나의 태에서 출생하여 반만년의 역사를 함께하여온 한민족이어서, 북한은 미워도 떼워버릴 수 없는 우리의 한 동족이며, 너무도 많은 아픔과 슬픔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그 모든 것을 묵묵히 감수하며,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로서 품고, 언젠가는 하나로 가야할 수밖에 없는 우리민족의 하늘로부터 내려 받은 천부적인운명이며, 우리가 사는 이 지구촌 위에 완전히 새로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할 우리한민족의 태생적인 운명이어서 우리는 지금 이 운명적인 시대와 역사의 부름 앞에 이제 더는 나 몰라라고 피해갈수가 없는 나라이며, 민족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죽음을 넘어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 올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동안 한국에서 이미 여러분들이 귀한 땀과 수고를 들여서 이루어놓은 그 말할수 없이 고맙고 감사함의 귀중한 수고를 온몸으로 받아먹으며 멀지 않아 우리 앞에 반드시 오고야말 그 남북의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 가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통일은 언젠가는 반드시 올수밖에 없고, 멀지않은 가까운 시간 안에 우리의 한반도의 통일은 불쑥 우리 앞에 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탈북난민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의 문제, 이제 여기서 더 외면해 갈수없게 더 바짝 우리의 코앞에까지 닦쳐 들어와 이제 여기서 더 이상 피해갈수 없는, 우리들의 일이며, 그래서 이미 여기 한국에서 먼저만난, 남북한의 두 형제가 서로하나가 되어 그 아픔을 함께 안고, 함께 울며, 함께 동참해 가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아닌, 바로 우리 탈북민과 남한의 두 형제들이 모여들어 이루어 내야할 우리민족의 통일을 위한 시작의 첫 과제입니다.

    힘있는 사람은 힘으로, 돈있는 사람은 돈으로, 시간 있는 사람은 시간으로, 기도할수있는 사람은 기도로, 그렇게 사심이 없고 거짖이 없는 우리의 진실된 마음과 마음들을 모아서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탈북난민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금 여기서 우리가 이루어 내야하는 우리의 첫 통일의 체험입니다.

    그 마음들에 진실로 애국이 있고, 사랑이 있고, 진정한 동족애의 뜻을 가진 분이시라면 이제 더는 침묵하거나, 외면하지마시고 모두가 관심을 귀울여 저희들을 지켜보아주시고 마음을 모아 주시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진정한 자신들의 소리를 내어주십시오!!

    저희들은 진정으로 여러분들과 하나 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저희들의 마음을 열어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시민여러분들의 진정어린 그 마음을 받고 싶습니다. 진실로 여러분들과 하나되어 함께 가고 싶습니다.

    오늘도 저희들이 여기서 밤을 새워 철야농성을 해야 하는데 옥인교회에서 전기를 끊은지 45일째, 저희들의 텐트에 전기를 허용하지 않아, 인제는 밤이 되면 온밤을 밖에서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인제는 손이 꼽아들고 두 다리의 무릎뼈가 시려오는 그런 상황입니다.

    전기를 주십시오! 여기에서 계속 농성을 할수 있게, 이미 있는 열악한 조건마저 탄압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저희들이 탈북난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여기서 이 투쟁을 계속 이어갈수 있게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관심을 모아주십시오! 그래서 함께 동참하여 도와주시지 않으시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배척하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저희는 저희들을 받아주고 살려주신 한국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한국을 떠나서 저희들이 살곳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여기 한국에서 함께 살면서 지금 중국과 타국에서 죽음에 처한 저의 탈북민 형제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여 더는 북송되지 않게 하려고 목숨걸고 여기에 떨쳐 나섰는데 왜 이렇게 사사 건건, 따라다니며 저지를 당하고 온갖 이상한 압박을 당하며 이렇게 방해가 많은 것입니까?

    단지 우리는 죽어가는 내 형제를 살리겠다는 그 하나뿐인데 왜 그것이 이렇게 힘들어야 합니까? 지금까지 여기서 이렇게 여러 가지 이상한 방법으로 우리를 방해하고 압박하고, 마침내는 여기에서 우리스스로가 못 견디고 나가도록, 추워가는 이 날씨를 이용하여 이렇게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그 숨겨진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기를 쓰고 여기에서 끝까지 우리를 쫒아내야 하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지금 여러분들이 아닌, 중국대사관과 마주하여 항의를 하고 있는데, 왜 중국사람들도 아닌, 우리 탈북자들을 받아주셨고, 우리한국과 세계적인 언론을 통하여 국제적으로, 전 사회적으로, 전 국가적으로 저희들을 위해서 관심해 주셨던 여러분들이 인제는 오히려 그 중심이 되어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저희 탈북형제들을 살려달라고 웨치는 저희들을 방해하고 기어코 여기서 우리를 쫒아내야만 하는지 저희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더는 이렇게 빙빙 에둘러가면서 저희들에게 고통을 주고 어렵게 하여 저희 스스로가 견디지 못하고 여기서 나가도록 그렇게 교모하고, 모호하게 방해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하지 마시고, 저희들은 이제 여기서 죽더라도 우리스스로는 떠나지 않을 것을 작정하고, 그래서 이미 죽기를 각오하고 들어와 있는 것이니, 그렇게 기를 쓰고 우리를 쫒아내고 이 투쟁을 막아야하는 그 이유에대해서 툭 - 터놓고 이야기 해 주십시오!

    정말로 이 문제는 이제 더는 미를 수 없고, 인제는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형제들의 생명과 관한 문제인데 왜 이렇게 탈북난민의 생명은 외면되어야 하며 함께 도와주시지는 못할망정, 왜 이렇게 내어 쫓김을 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 목적을 솔직히 이야기 하여 주십시오!

    한국정부와 서울시청과 마땅히 이 질문을 받으셔야할 국민분들께서는 지금 저희들의 간절한 이 질문에 피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정면으로 마주서서 그 대답을 주십시오!!

    왜 이렇게 우리 탈북난민문제가 저지를 당해야 하고 방해를 받아야 하며, 그 투쟁을 하고있는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압박해야 하시는지 그 이유에 대하여 대답해 주십시오!!

    인제는 정말로 전 한국의 교회와 정부와 전 국민이 떨쳐 일어나 탈북난민문제를 웨치고 당장 우리앞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할 때입니다.

    우리가 원튼, 원치 않던 역사의 시간은 그렇게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한반도는 우리 앞에 다가 오고 있는 이 민족의 운명적인 시간대를 피해갈수 없습니다.

    인제는 오직 죽든지 살든지, 각자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고 그 해결을 해야 할 때입니다.

    역사의 물움앞에, 역사가 주는 이 운명적인 과제 앞에, 각자의 성실하고 진솔한 마음의 고백을 하십시다.

    인제는 우리 스스로가 이제 더는 남들의 추종과 눈치와 풍얼에 따라서가 아닌, 각자가 자기 양심이 외치는 그 심성과 본심이 이끌어내는 생명의 진리를 따라서, 인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들의 설 자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지금 바로 우리의 양심을 잡아당기고 있는 우리 동족의 울부짖음 앞에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열어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2년 10월 14일... 탈북민, 임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