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현 의원이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면 안철수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논리를 동원, 완전국민경선제를 비판했다.

    윤 의원의 주장을 좀 자세히 소개하면 이렇다.

    『"솔직히 현 상태에서 대선의 구도는 박근혜 대 당의 마이너리거들의 싸움이 아니라 박근혜 대 안철수의 싸움""안철수가 빠진 오픈프라이머리는 그 자체가 웃기는 일"

    "설사 안철수 교수가 들어와 오픈프라이머리를 해도 안 교수의 지지율이 30% 정도이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40% 정도이며 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지사는 2%가 안 된다"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박 전 위원장을 떨어뜨리기 위해 민주당, 진보당에 가야 할 사람들이 새누리당 오픈프라이머리에 와 역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후보 결정전과 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보듯 야당의 동원 능력은 당 대표 자리도 바꿔치기 하고, 국회의원직도 훔칠 정도로 정교화, 시스템화 돼 있다" "야당의 동원능력으로 새누리당 후보를 떨어뜨리는데 올인 할 것이다."』 <연합뉴스 기사 인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5651298

    필자는 이 주장을 보며, 과연 이런 논리가 미국의 유명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까지 받은 분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주장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것이 ‘朴바라기’ 차원의 곡학아세(曲學阿世)인지, 아니면 실제 뭘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새누리당의 사당화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바라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방끈은 좀 짧지만 이 몸이라도 나서 윤상현 박사의 엉터리 정치학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안철수 지지자들의 역선택? 안철수, 야권 대선 후보 포기했나?

    먼저 안철수가 여야가 동시에 실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경우, 30%에 이르는 안철수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민주당, 통진당의 경선에 가야할 사람들이 새누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 와 40%대 지지율의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한 역선택을 할 것이라는 가정은 과연 성립 가능한 얘기일까 부터 살펴보자.

    이 가정이 성립하려면, 안철수는 먼저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경선 참여(오픈프라이머리 참여)의 목표를 박근혜 경선 탈락에 두어야 한다. 한날 한 시에 유권자 당 한 곳에서만 경선 투표를 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하에서 안철수 지지자의 역선택이 성공하려면, 안철수 지지자들은 민주당 경선투표는 포기하고 몽땅 새누리당 경선 투표에 참여해 비박 후보에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비박 주자 중 자신들이 말 한 사람을 정하고, 그 사람에게 몰표를 주는 일종의 오더 투표가 지지자들의 확실한 행동통일 속에서 진행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안철수 지지자들이 안철수의 눈짓 하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 한, 특히 안철수 지지자 단독으로도 완벽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안철수 지지자들과 문재인, 손학규 등의 지지자의 공조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한 상정하기 어려운 가정이다.

    1903년 美 위스콘신 주를 시작으로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해 지금은 상당히 일반화되어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정치학’을 전공한 윤상현 박사가 배운 ‘정치학’은 도대체 어떤 ‘정치학’이기에 이런 가정이 가능한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안철수 지지자 역선택 하면, 새누리는 대박, 야당은 쪽박 = 정권재창출 자동 빵 !!

    둘째, 만약 윤상현 박사의 가정대로 오픈프라이머리가 진행된다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따봉이다. 왜냐? 새누리당 경선은 안철수 지지자에, 민주당, 통진당에 가야할 유권자까지 몰려 압도적 투표율을 기록하는 흥행 대박이 터지는 반면, 민주당 통진당의 오픈프라이머리는 그야말로 쪽박 차는 일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떨어뜨리기에 일말의 성공가능성이 현실화 될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은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도 뽑지 못한 채....

    선거를 2~3개월 앞두고 치러지는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의 선거결과는 본선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실제 이런 역선택이 정교하게 기획되고, 실행된다면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은 따 놓은 당상 아닌가!

    윤상현 박사는 “민주당의 후보결정전과 비례대표 경선”에서 발휘된 야당의 ‘동원 시스템’에 겁을 먹고,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하시는데, 그런 걱정 붙들어 매둬도 된다. 여야 동시 오픈 프라이머리야 말로, 그런 소규모 동원(전체 유권자의 참여라는 측면에서 미권스나 동부연합 류의 집단 동원은 소규모 일수밖에 없음)이 좌우하는 民意 왜곡과 여론 지배력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중앙의 통제와 기획에 의한 ‘동원경선’으로는 결코 수백만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뒤집을 수 없다.

    오픈 프라이머리, 오히려 안철수 효과를 차단할 특효약

    윤 박사님은 “이번 대선은 안철수 vs 박근혜의 대결”이라면서 “안철수가 빠진 오픈프라이머리는 그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웃기는 것은 윤 박사님의 심오한 주장이다.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야 말로 안철수의 골칫거리요, 여든 야든 안철수 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책이기 때문이다.

    여든 야든 지금 각 정당(의 유력 대권주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문제를 풀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우선 여당은 다단계 단일화 효과를 최대한 약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 자당 대선 후보가 있는데도 자칫 장외 안철수에게 대선후보를 내줘야 하는 굴욕적 상황을 피해야 한다. 또 문재인 같은 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입장에서도 겉으로는 단일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해서든 안철수를 끌어들어야 유리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여야가 선거법 개정으로 한날 한 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게 되면 안철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가급적 출마시기를 늦춰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면 후보단일화에 나설 계획이었던 안철수 입장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유권자가 참여해 여야 모두 상당한 컨벤션 효과가 예상되는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기도, 그렇다고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빠지고 만다.

    안철수가 야당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그는 야권의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그 전보다 훨씬 줄어든다. 야당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압도적 야권 지지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투표로 뽑은 야당 후보를 한 순간에 내팽개치고 안철수를 지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당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할 경우, 무시 못 할 민주당의 조직세와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질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안철수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를 하든, 참여하지 않든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안철수 효과를 제압하는 가장 강력한 방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말 박근혜 전위원장 주변에 머리가 돌아가는 전략가가 있다면 윤상현 박사 같은 엉터리 정치학에 현혹되지 말고, 박 위원장이 더 적극적으로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직언을 해야 옳은 일이다.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이 비박주자들의 정치공학이라고!?!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정치개혁이다.

    우리의 윤상현 박사는 어제 오픈프라이머리 요구를 비박 주자들의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공학이라고 폄하하며, 사나이답게 싸우라고 일갈했다.

    나는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박근혜 전 위원장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죽어도 못하겠다고 버티는 것이야 말로 “2007년 경선 패배의 트라우마에 빠져 계산기를 두드린 정치공학”의 소산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반대로 공직후보 선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의 도입이야 말로 한국정치의 병폐를 일소하는 정치 大 개혁이라 주장하고자 한다.

    한국정치는 지금 중병에 걸려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이후 박근혜 1인 독재 사당화의 길을 가고 있고, 민주당은 나꼼수- 미권스 등 장외의 패거리 집단에 끌려 다니고 있으며, 통진당은 한 줌도 안 되지만 강력한 조직력으로 뭉쳐 있는 동부연합 종북세력에 의해 몸살을 앓고 있다.

    왜 그런가? 모두 공천권을 국민(지지자)이 아닌 1인 보스, 소수의 파벌 엘리트, 지하 패권집단이 장악하고 있거나 장악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인 지배냐, 과두지배냐, 패권집단의 지배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이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상기한 우리정치의 병폐들이 사라진다. 이번 대선에서 여야 합의에 의한 법 개정을 통해 <완전국민경선제>를 여야가 동시에 시행하면, 앞으로 총선 공천권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이는 한국정치의 역전 불가능한 관행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의원의 1인 보스 종속, 파벌종속, 대통령 종속은 종언을 고하게 될 것이며, 정당은 인물 중심, 특정 파벌 중심의 私黨이 아니라 광범위한 지지 유권자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지자 중심의 公黨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자율권을 갖는 국회의원에 의한 대화와 타협의 선진 정치도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국민경선제>는 이 시대 최고의 정치개혁 과제이다.

    △새누리당의 1인 독주 사당화 △민주당의 무리한 선거인단 확보 경쟁 과정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사건과 동원경선 시비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 등 한국정치의 온갖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공직 후보 공천권을 국민에게 완전히 돌려주는 <완전국민경선>의 도입으로 정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대 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