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 중 박 시장 4.19 행사 차 자리 비워김연선 민통당 의원 “길 잃은 강아치처럼 어디서 헤메느냐”김형주 정무부시장 “시장을 강아지라니” 격앙
  • ▲ 서울시의회.ⓒ 사진 연합뉴스
    ▲ 서울시의회.ⓒ 사진 연합뉴스

    박원순 시장이 이틀 연속으로 시의회에서 혼쭐이 났다.

    제237회 임시회 개회식이 열린 18일 오후 본회의장에 출석한 박 시장은 허광태 의장으로부터 한참동안 쓴소리를 들었다. 허 의장이 박 시장 취임 후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우군 민주통합당의 ‘박 시장 몰아세우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일 시의회 시정질문이 열린 첫날에도 민통당 의원들의 성토는 이어졌다.

    이번에는 박 시장이 4.19 행사 참석차 자리를 비운 것이 화근이었다.

    이날 오전 시정질문에 나선 민통당 소속 김연선 의원은 박 시장이 자리를 비운 사실을 알고는 갑자기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박 시장에 대한 질책을 시작했다.

    “어제 박 시장에게 시정질문의 중요성을 그렇게 설명했는데 시정질문이 시작된 이 시간까지 어디서 뭘 하고 있나. ‘길 잃은 강아지’처럼 민의의 전당인 시의회를 떠나 어디서 헤메느냐”

    김 의원은 표적을 박 시장이 시의회를 대하는 태도로 옮겨 질책을 계속했다.

    “그토록 강조한 대화와 소통을 왜 시의회와는 하지 않느냐”

    “박 시장의 시정철학과 시 운영계획을 듣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낸 많은 의원들이 시장 부재라는 황당한 상황에 매우 허탈해 하고 있다”

    “시민들도 참석한 이 자리를 비우고 단순한 국가행사에 참석한 것이 과연 시민의 민의를 존중하는 태도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이어서 김 의원은 “시의회를 대하는 불손한 태도”,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등의 직설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의장단에 정회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에 의장단이 “박 시장이 4.19 기념행사 참석 때문에 자리를 비운다는 뜻을 미리 전하면서 양해를 구했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런 중요사항을 의장단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냐. 이럴거면 시정질문은 무엇하러  하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회의장 이곳저곳에서 ‘옳소’ ‘잘한다’ 등 김 의원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퍼지자 의장단은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김 의원과 서울시 사이의 실랑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회 직전 김형주 정무부시장은 “어떻게 시의원이 시장을 ‘길 잃은 강아지’로 표현할 수 있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정회 뒤에도 김 부시장은 김 의원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사안에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김 의원도 “시의원이 정무부시장에게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냐”며 받아치는 등 소란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