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상위 1%와 한국의 상위 1% 
     
      북한의 상위 1%는 100% 3대 세습이지만, 한국의 상위 1%는 99% 자수성가형이다. 
    최성재    
      
     “월가를 점령하라 우리는 하위 99%! (Occupy Wall Street we are the 99%!)” 
      2011년 9월 17일 분노한 사람들이 뉴욕 월가 근처의 한 사유지 공원 주코티(Zuccotti) 공원을 점령했다. 분노의 메아리는 크지만, 이들은 법에 따라, 한국이면 아무나 쓸 수 있는 확성기를 쓰지 못한다. 경찰에게 감히 폭력을 휘두르지도 않는다. 2011년 11월 15일과 2011년 1월 1일 위생 문제로 두 번에 걸친 소개(疏開) 작전에서 도합 270여 명이 순순히 체포되었다.
      과연 상위 1%는 어떤 사람들일까? 뉴욕 타임스에서 막상 조사해 보니, 직업별로 의사가 제일 많았다. 그들 중 20%가 연간 38만 달러 이상을 벌어서 상위 1%에 들어갔다. 마녀로 지목된 금융 전문가는 2~5%밖에 안 되었다.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주특기인 한국의 여론 주도층은 이를 실시간으로 가져와 재벌 마녀 사냥에 들어갔다. 민통당은 아예 총선 압승, 대선 필승의 당론으로 결정했다. 과연 한국의 상위 1%는 누구일까? 또한 북한의 상위 1%는 누구일까?
     
      먼저 이들이 단군 할아버지의 신시(神市)보다 거룩한 백두산 성지(聖地)로 여겨서인지 무조건 이해하고 쌍심지 켜서 두둔하고 꿈속에서도 비판하지 않는 북한의 상위 1%를 살펴보자. 말만 요란하게 평등을 내세우지, 실지로는 북한이야말로 조선시대보다 심한 계급사회다. 조선의 왕은 북한의 수령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백의정승 송시열은 오늘날 대전 근방의 회덕에서 조정을 좌지우지했다. 대과에 급제한 것도 아니고 겨우 초시에 합격하고 임금이 되기 전의 왕자를 잠시 가르친 것밖에 없는 사람이었지만, 학덕이 높다고 소문나서 사실상 임금 노릇을 했던 것이다. 보다보다 못하여 다음 대에 이르러 숙종이 그에게 사약을 내린 것이다. 밤의 환락이야 보장되었지만, 조선의 왕은 실지로 권한이 그리 크지 못했던 것이다.
     
      북한에서 노동자농민의 아들이 출세해? 이몽룡처럼 장원급제해서 정승이 돼? 그런 신분상승은 꿈도 꾸지 못한다.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말은 대를 이어 우리도 같이 해 먹자, 라는 뜻으로 강철같이 단단하게 새겨진다. 51개 계층으로 자세히 분류되어 오로지 그 안에서 움직일 따름이다. 월남가족, 월북가족, 기독교 가족, 국군 점령지역의 주민은 적대 계층으로서 영원한 전과자가 아니라 영원한 현행범이다. 생사람을 때려죽인 빨갱이의 사위도 마누라를 안 버리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한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북한의 상위 1%는 돈만 많은 게 아니다. 얼마나 돈이 많은지 김정일은 무덤 하나 회칠하는 데 9억 달러를 썼지만, 스위스의 비자금 40억 달러는 한 푼도 안 써서 300만이 속절없이 굶어 죽게 내버려뒀다. 김씨왕족만이 아니라 북한의 상위 1%는 세금도 한 푼 안 낸다. 반면에 미국의 상위 1%는 소득세의 37%나 낸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한국에서 악의 화신으로 매도되는 기업의 상위 1%는 법인세의 약 85%를 낸다. 그 뿐인가, 북한의 상위 1%는 무엇보다 권력을 독점한다. 온갖 거짓말과 으스스 공포정치로 명예도 독점한다. 여자도 제 마음대로 고른다. 세상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런 별천지 생지옥은 이 지구상에 오로지 북한뿐이다. 한명숙, 문재인, 안철수, 문성근 등이 언제 이런 북한에 대해서 빈말로라도 욕하는 걸 봤는가?
     
      한국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기업은 하나같이 맨주먹으로 일으켰다. 자원도 자본도 기술도 없는 나라에서, 먼지 알갱이로 다이아몬드를 만들었다. 해방공간에서 자원과 공장은 90% 이상 북한에 있었다. 그걸 북한은 몽땅 말아 먹고, 헐값으로 중국에 자원을 팔아넘기는 신세로 전락하여, 외교행랑에 외교문서 대신 마약과 위조지폐를 숨겨 다니는 깡패집단으로 전락하여, 이제는 다 합해야 한국의 그저 그런 대기업 하나만도 못하다. 통일되면 북한의 기업소는 일부 군수공장 외에는 몽땅 문을 닫고 새로 지어야 한다. 기업보국(企業報國)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총수는 여차하면 푸른 옷을 입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노숙자씨도 국가원수 모욕죄를 비웃으며 대통령을 참이슬의 안주로 삼을 수 있지만, 대기업 총수만은 정치에 대해서 입도 벙긋 못한다.
     
      그들의 권력은 아무리 잘해야, 학생 시절 시위 한 번 하면 따 놓은 당상인, 아무나 하는 국회의원이다. 그것도 정치에 한이 맺힌 대기업 총수의 여러 아들 중 딱 한 명에 그친다.
      명예는 말할 나위없다. 초등학생도 선생님의 참교육에 감동 받아 재벌을 악의 우두머리라며 악을 쓴다. 취직은 오로지 대기업만 노리면서 대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착취, 중소기업 착취를 불변의 진리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한국도 대기업이 2세대, 3세대로 넘어감에 따라 주식보유도 5%로 이하로 떨어졌다. 95% 이상을 이미 사회와 국가에 환원한 것이다. 소리 소문 없이 생색 한 번 안 내고 기부한 것이다.
     
      한국은 권력과 부와 명예가 분리된 나라다. 권력의 상위 1%, 부의 상위 1%, 명예의 상위 1%가 겹치는 경우가 잘 없다. 권력도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 정치권력, 경제권력, 사회권력, 문화권력으로 나누어 상위 1% 누군지 살펴봐야 한다. 경제권력만 뚝 떼어 상위 1%를 겨냥하면 안 된다. 정치권력은 정부와 사법부와 입법부가 나눠 갖고 있다. 이들 권력 상위 1% 중에는 초등학생 수준, 일진회 수준이 수두룩하지만, 이들은 어디 가든 목에 힘을 준다. 말도 입에서 나오는 대로 배설한다. 요샌 판사도 욕설의 배설 자유를 구가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은 상위 1%에서 쏙 빼고 경제권력 상위 1%를 들들 볶는다. 알고 보면, 경제권력도 1980년대말부터 사실상 대기업총수가 아니라 노조의 공작이요 백작인 전임노조가 쥐고 있다. 이들은 경제권력 상위 1% 경영자보다 높은 상위 0.1%다. 회사 상무 정도는 말도 못 섞는다.
     
      사회권력은 정치성 짙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상위 1%를 차지한다.
      문화권력은 역시 정치성 짙은 방송과 언론, 연예계와 학계가 쥐고 있다.
      이 네 권력에서 둘 이상에서 상위 1%를 차지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친북좌파다.
    그들은 사실상 한국에서 성골이요 진골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하위 99%인 척한다. 하위 1%인 척한다.


    이들은 일제시대의 순사나 헌병보다 험한 말을 주저리주저리 입에 달고 살면서,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김일성 독재, 김정일 독재, 김정은 독재,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다. 조문 안 간다고 도끼눈을 뜬다. 난리법석이다. 대신 만 날 천 날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재벌 해체를 침 튀겨 산해진미 기름진 음식의 소화제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