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이상한파가 이어지는 서울 날씨와 달리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의 날씨는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 2도였고 낮에는 영상 14도까지 치솟았다. 한국 교민과 주재원이 많이 모여사는 허드슨강 건너편 뉴저지주는 이보다 더 높은 아침 영상 8도, 낮 최고 18도를 기록했다.

    뉴욕은 서울보다 위도가 높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겨울이 서울보다 춥고 폭설도 잦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때이른 가을 폭설로 일주일 이상 정전사태가 이어질 때만해도 대부분의 뉴요커들은 올 겨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달리 정작 겨울이 시작되고서는 예년보다 평균 10도 이상 높은 온난한 날씨가 지속됐다. 영하권 밑으로 떨어진 날씨가 드물다 보니 눈은 불과 한두차례 밖에 없었고 오히려 `겨울 장마'가 일상이 됐다.

    이로 인해 겨울이면 인적이 뜸해졌던 맨해튼 센트럴 파크에도 주말마다 나들이 인파로 북적이는 등 뉴욕의 풍경화가 예년과는 크게 달라졌다.

    뉴저지와 코네티컷, 필라델피아 등 인근 대부분 지역에서도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현지 언론에는 필라델피아 주민들이 두꺼운 외투와 스케이트를 벗어던지고 아예 뱃놀이에 나섰다는 사실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미국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민간 기상업체 플래낼러틱스의 분석을 인용, 지난해 12월이 사상 가장 따뜻한 12월로 기록됐으며 올 1월 들어서도 기온이 예년 수준을 웃돌면서 겨울용품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겨울모자와 코트, 장갑 등의 수요가 뚝 떨어졌고 겨울상품을 팔아야 하는 업체들의 사기 역시 곤두박질쳤다는 것이다. 등산용품 판매업체인 REI는 고육지책으로 공원에서 인공 눈을 만들어 뿌리면서 겨울용품 판매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따뜻한 날씨는 약국의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독감 발병률이 낮아지면서 소매업체 월그린의 올겨울 독감약 판매량이 530만개로 작년 겨울의 600만개에 비해 줄었다는 통계가 최근 발표됐다.

    미 기상당국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뉴욕의 이번 겨울이 최근 10여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로 기록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