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귀국 후 "카다피는 암살당했다".."암에서 해방됐다"며 건강 과시
  • 20일(현지시간)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절친한 지지자로 꼽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그의 죽음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쿠바에서 암 치료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차베스는 카다피의 죽음을 잔학무도한 일로 규정하며 "그는 순교자였다"고 강조했다고 베네수엘라 언론인 '엘 우니베르살'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차베스는 귀국 뒤 종교여행 차 찾은 베네수엘라 라 그리타에서 기자들에게 "슬프게도 카다피의 사망이 확인됐다"며 "그들은 카다피를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다피는 전 생애 동안 혁명가, 순교자, 전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베스는 카다피가 반군의 공격에 밀려 수도 트리폴리에서 쫓겨난 뒤로도 카다피 정권만이 리비아의 유일한 정부라고 주장하며 마지막까지 카다피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동지로 자처해 왔다.

    카다피와 차베스는 막강한 석유 자원을 무기로 서방에 맞선 공통된 모습을 보여왔으며 카다피가 차베스에게 '알-카다피 국제인권상'을 주고 그의 이름을 딴 축구 경기장을 건립하는 등 깊은 우애를 과시해왔다.

    한편 차베스는 나흘간 받았던 암 검진 결과와 관련해 "암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하며 "내가 여기에 서 있는 것은 기적과 같다"고 좋아했다.

    그는 더 이상 악성종양이 몸 안에 없다는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오늘부터 내 인생의 새 국면이 시작된다. 새로운 차베스가 오늘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차베스는 4개여월 간 암 치료를 받는 동안 삶의 방식이 많이 변했다며 보좌관들과 야간 회의는 물론 매일 마셨던 수십 잔의 커피도 확실히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암에 걸린 뒤로 더욱 종교적으로 변했다며 "매일 더욱 신앙이 깊은 기독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