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누가 평화세력인가

    이덕기 (충호안보연합 연구소장)

  •  “6‧25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는 61년전 북한 공산괴뢰집단의 기습남침에 의해 약 300만명의 동족이 희생된 그 전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올해 들어 너무도 소름끼치게 체험하고 있다. 북한 세습독재정권에 의한 지난 3월의 천안함 폭침, 그리고 근간의 연평도 무차별 폭격... 한반도 적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아 온 저들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았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도발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진대 우리의 강력한 대응 의지가 과연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이다. 벌써부터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국회가 북한의 연평도 무차별 포격과 관련하여 무력도발행위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응징’이란 표현은 삭제되었고, 일부 정치세력이 ‘항구적 평화체제’ 운운하며 문구 수정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단의 헤프닝 속에 결의안이 통과되었지만 결국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모 의원은 또다시 대북정책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런 대결정책이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한반도에서 평화란 무엇이며, 누가 평화세력이고 누가 전쟁세력인가?

      “쓸모 있는 얼간이(useful idiots)”란 말이 있다.
    레닌에 의하면 “충성스럽거나 순진하거나 또는 스스로 합리화하여 정치놀음(혁명)에 이용되는 자”들을 통칭한다. 물론 ‘쓸모 있는’ 자인 만큼, 쓸모가 없어지면 퇴장이 불가피하다. 혁명이 성공하고 나면, 가장 먼저 쓸모없는 자가 되어버린다. 제일의 숙청대상이다.

    과거 분단된 독일에서도 소위 ‘진보적인 지식인’들 중에서 상당수가 동독의 현실과 정권의 본질을 간과한 채 인권․환경 문제와 대미‧대서방 외교정책 등을 주요 잇슈로 서독정부에 대해서만 비판공세를 지속했다. 이들이 알게 모르게 동독 정보기관(슈타지)에 의해 조종되었음이 독일 통일이후에 들통나게 된다.

    현재 우리사회에도 북한의 인권실상, 세습독재, 적화야욕 등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대한민국과 동맹세력을 폄하‧비방하는 소위 진보적 지식인․정치인들이 상당수이고 그래야만 대접을 받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 즉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이해해야 한다” 운운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하는 꼬라지에 따라 대체적으로 세가지 부류로 대별된다.

      첫째가 북한(대남공작 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거나, 목적(남한 혁명)을 갖고 의식적으로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고 동조하는 자들이다.
      둘째는 ‘뭘 모르면서’ 또는 과시욕에서 친북‧반미․반대한민국 및 반정부 언동을 하는 소위 ‘얼치기’들이다.
      셋째는 북한의 실체와 우리사회의 현실을 잘 알면서도 소위 ‘장사속’으로 처신하는 ‘생계형․이름값 올리기형’이다. 이들은 상당한 부와 명예도 축적한 상태에서 자신의 이익과 관련하여 양면성과 위선적인 행태를 표출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자유 베트남 당시 소위 민주화와 반미투쟁에 앞장섰던 지식인‧정치인․종교인들이 공산화이후 월맹정권에 의해 가장 먼저 처형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일부 지식인 종교인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의 국군을, 우익을,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응징을 촉구하는 사람들을 전쟁세력이라고 매도한다. 그리고 북한과 무조건 화해하고 협력하여 평화공존해야 하며 이를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안함 폭침이후에는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북한을 제재하거나 압박하면 전쟁이 난다고 선동했다.

    6․2 지방선거에서는 재미도 좀 봤다. 이제 북한이 노골적으로 백주에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한데 대해 “남한 군대의 호국훈련에 ‘항의’하여 포진지 등을 집중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항의’란 잘못된 행동이나 말에 대해 따지는 일이다. 우리 군의 정상적인 훈련이 잘못된 일인가?

      레닌은 “동일한 사안이라도 동지와 적을 대할 때 각각 구분해서 용어를 사용하라. 적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부정적인 용어를 구사하여 비판하고, 동지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순화된 용어를 사용할 때 선전 선동에 유리하고 혁명이란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른바 용어혼란전술이다.

      북한의 평화에 대한 설명을 보자.
    “우리의 구체적 혁명역량을 강화하여 침략자들을 단매에 소멸할 수 있을 때 평화의 유지와 공고성은 담보된다.”(정치사전) 즉 상대방을 완전 제압한 상태가 평화라는 것이다.
    또한 한반도에서의 평화협정은 무엇인가. 6‧25전쟁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으로, 이는 북한과 유엔군간의 적대적인 문제가 해결되어 유엔의 고깔을 쓴 주한미군이 이땅을 떠나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평화를 내세워 전쟁을 준비한다? 전형적인 용어혼란전술이 아닌가.

    우리는 미국과 월맹의 평화협정 이후 자유 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난 다음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쓸모 있는 얼간이들’이 주장하는 한반도 평화는 굴종을 통해 전쟁만 일어나지 않는 상태, 즉 ‘비겁한 평화’이다. 비겁한 평화가 전쟁을 불러왔고, 전쟁은 피하는 자를 계속 쫓아다녔다는 사실(史實)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며 전쟁을 도모하려는 집단과 평화를 입에 올리며 전쟁을 불러들이는 ‘얼간이’... 이들의 합작이 결국 천안함, 연평도까지 왔으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갈등과 희생을 초래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의 3대 세습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한반도는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반도 적화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세습집단이 거세지는 내부의 민심이반과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무력도발을 일상사처럼 저지를 수 있다. 또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앞세워 공갈과 협박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고무된 또는 일부 겁먹은 우리사회 ‘얼간이들’의 준동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특히 2012년 정치적 전환기를 맞아 우리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교묘한 합작 책동이 그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견된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