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6자회담 수석대표에 임명된 임성남 신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北京) 제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 극비리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철저한 대외보안 속에서 현직과 후임 6자회담 수석대표가 '동시에' 북한과의 회담석상에 등장했던 것이다.

    외교부 핵심당국자는 5일 "북핵 협상이라는 사안의 특수성상 업무의 인수인계를 효율적으로 꾀하자는 외교부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후임인 임 본부장이 비공개로 회담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당시 위 본부장은 이미 러시아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부여받았으며 임 본부장은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에서 관련 인사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위 본부장은 회담이 시작되면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에게 임 본부장을 후임이라고 소개시켰고, 이후 오전과 오후에 걸친 마라톤협상에 이어 만찬석상에까지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본부장이 지난달 22일 회담장에 참석하는 과정은 '007 작전'과 같은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회담이 열린 장소는 베이징 도심의 회원전용 클럽인 장안클럽 8층 일품룸이었다. 임 본부장은 회담 시작 전에 미리 회담장 옆방에 와있었고, 국내 취재진이 회담 모두 취재를 마치고 나간 뒤 회담장에 입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본부장은 회담이 끝나고 장안클럽을 떠나는 과정에서 일부 일본 기자들에게 '발각'됐으나 주중 대사관 관계자로 착각한 이들은 특별히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임 본부장은 지난 8월말까지 주중 공사로 있었다.

    결국 이번 제2차 남북 비핵화회담은 우리 측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와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상견례' 자리이기도 했던 셈이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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