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서울 도심서 집회…곳곳서 폭력어버이연합, 모 언론사 기자 등 폭행당해
  • "평화적으로 합법집회를 진행하겠다"던 '4차 희망버스' 시위대가 서울서도 폭력성을 버리지 못했다.

    지난 2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시위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ㆍ심상정 고문 등 좌파 정치인들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94명의 가족, 쌍용차 사태 당시 해고당한 근로자, 민노총 등 3,500여 명 가량(경찰 추산)이 모여 정리해고 폐지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일명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안전(무죄방면)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정리해고자들의 자유발언과 춤ㆍ노래 공연,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 연결 등으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김진숙 씨는 "여기까지 온 것은 희망버스 여러분의 힘"이라며 "비정규직이라고 탄압받지 않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투쟁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희망버스'의 본색은 주변에서 드러났다. 오후 5시부터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우파단체 회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맞불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희망버스는 나이 많은 우리 회원들에게 폭행과 욕설을 가한 패륜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희망버스 시위 현장'에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양측 사이에 통제선을 쳐 충돌을 막았으나 몸싸움이 벌어져 이 가운데 '희망버스' 시위대 김 모 씨가 어버이연합 부회장 강 모(78)씨를 폭행했다. 김 씨는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희망버스 시위'와 양측 충돌 상황을 취재하던 모 언론사 기자는 희망버스 시위대 10여명에게 카메라를 뺏기고 폭행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중 일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오후 10시께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과 청계천 등 여러 방향으로 나뉘어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광화문 네거리 일대를 전경버스로 완전 봉쇄하고 경비병력 112개 중대 9,000여 명을 투입, 이들을 저지했지만 2,500여 명이 도로를 무단 점거, 종로와 을지로와 명동, 서대문 일대 차로로 행진하면서 서울 도심은 극심한 교통정체를 겪었다. 자정을 넘겨 서대문구 독립공원에 도착한 시위대는 '3차 희망버스' 때와 같은 '문화 난장' 행사를 시작했다.

    28일 오전 10시에는 참가자들이 청와대 옆 인왕산에 올라 정부에 정리해고 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아침 산행'을 시도 중이다.

    오후 2시에는 용산구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 앞에서 조남호 회장을 규탄하는 '거침없이 하이킥' 행사가 이어진다. 경찰은 인왕산 시위를 불법행위로 규정, 등산로 입구에서 시위 참가자를 통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