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내일 당장 曠野(광야)로 나서라!

    포퓰리즘 우상숭배하는 홍준표- 박근혜는 광야에서 죽겠지만, 주민투표 투쟁했던 애국자들에게는 영광의 날이 올 것

    강철군화


    나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니는, 그러나 '교회는 나가도 예수는 아직 안 믿는다'고 공언하는 생초보 신자였다.
     그런 내가 지난 사흘 동안 내 발로 걸어서 새벽기도를 갔다. 그리고 간절히 기원했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출애급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광야를 헤매는 일이 없게 해 달라고....
     약한 이 백성이 광야에서 그렇게 헤맸다가는, 안팎의 적들에게 둘러싸여 대한민국이 그냥 주저앉아 버릴 것이 두려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했다. 현대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물려받은 것보다 못한 세상을 물려주는 첫 세대가 되지 않게 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하지만 이 생초보 신자의 기도는 응답받지 못했다 (하긴 평소 믿음도 없던 놈이 갑자기 기도한다고 들어주시겠나?).
     
     이번 주민투표는 단순히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싸움이 아니었다. 자유와 책임에 기초한 자유사회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평등주의를 가장한 전체주의와의 싸움이었다.
     
     아쉽게도 그 싸움에서 우리는 졌다. 홍준표처럼 25.7% 득표의 의미를 애써 과장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졌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하지만 애국시민들도, 오세훈 시장도 최선을 다했다. 홍준표, 박근혜, 한나라당이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그들은 참 잘 싸웠다. 운동을 뒷받침할 정치-사회-사상적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 이만큼 한 것 자체가 용한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광야로 나가야 할 때다. 출애급한 이스라엘백성들이 40년간 광야를 헤맸던 것처럼 이 나라 국민들도 광야에서 헤매게 될 것이다. 40년간 광야를 헤맸던 것이 이스라엘 백성들 자신의 잘못 때문이었던 것처럼, 이것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잘못이다.
     
     좌익세력은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포퓰리즘이라는 우상을 지었다. 무상급식은 그들이 빚은 황금송아지였다.
     그리고 거기에 홍준표나 한나라당 소장파류의 인간들이 장단을 맞추었다. 박근혜도 최소한 그걸 묵인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숭배을 숭배하고 여호와에게 불평불만을 토해냈던 벌은 광야에서의 40년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가 정해 준 40년이라는 세월을 광야에서 보내야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우상숭배에 대한 벌로 대한민국은 얼마나 광야에서 헤매야 할까?
     대한민국이 얼마나 광야에서 헤매야 할 지는 바로 우리 손에 달렸다. 하기에 따라서는 1년이 될 수도 있고, 5년이 될 수도 있다. 20년, 30년이 될 수도 있고, 영원히 광야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광야에서의 기간이 남의 손에 달려 있지 않고 바로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과는 다르다.
     
     광야로 나가 헤매고 싶지 않았던 것은 홍준표, 황우여, 정두언, 박근혜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포퓰리즘이라는 우상을 숭배하기 시작한 것은 정권을 놓치고 광야에서 풍찬노숙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그들도 광야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당장 오세훈 시장이 물러나고 야당 출신 서울시장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들은 광야의 모래바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업자득이다.
     
     다같이 광야를 헤매더라도, 그 운명을 같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서울시 주민투표에 소극적이었거나 딴지를 걸었던 자들은 우상숭배의 벌을 받아 광야에서 죽을 자들이다. 그들은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할 것이다.
     
     광야에서의 세월을 이기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밟게 되는 것은 신념을 잃지 않았던 여호수아와 갈렙과 같은 젊은이들이었다.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의 여호수아와 갈렙이 될 수 있는 후보들을 발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포퓰리즘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번 주민투표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홍준표는 25.7%의 투표율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건 웃기는 얘기다. 이번 주민투표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 시대의 여호수아, 우리 시대의 갈렙이 될 수 있는 동량들을 발견해냈다는 데 있다.
     
     우리 시대의 여호수아, 갈렙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이제 광야에서 지난날 운동권이 그랬던 것처럼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아스팔트우파'의 주축인 60대, 70대가 사라진 후에도 싸울 수 있는 투쟁의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씨를 뿌리지 않고 거두려 들고, 알곡이 익기 전에 쭉쟁이라도 털어다가 쓰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가나안 입성의 그날을 그리며 준비해야 한다. 정치-사회-사상적 인프라, 특히 지적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힘써야 한다.
     
     오세훈 시장에게 권한다. 내일이라도 당장 서울시장직을 던져버려라! 사직서를 시의회 의장에게 보내고 공관에서 나오라. 그리고 광야로 들어가라. 사상적으로 자신을 단련하라. 그리고 언젠가 '통일된 위대한 자유조국'이라는 우리들의 가나안으로 이 백성을 이끌고 들어가는 이 시대의 여호수아가 되라! 

    이 기사의 출처는 조갑제닷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