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 인터뷰’..."대통령은 굉장히 열려 있는 분""마음속으로야 모든 것 다 준비" 내년 총선 출마 시사
  •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가 모처럼 방송에 모습을 비췄다. 이 특보는 지난 3일 <MBC 뉴스투데이>의 ‘일요 인터뷰’에 출연해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재직 때의 소회를 털어놨다.

    이명박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하고 지켜봤던 참모로서 이 대통령에 대해 잘못 그려진 이미지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 ▲ 특보로서 청와대 행사에 참석, 어딘가로 전화하고 있는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연합뉴스
    ▲ 특보로서 청와대 행사에 참석, 어딘가로 전화하고 있는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연합뉴스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끝으로 청와대 공식직제에서 물러난 다음 스스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삼가던 이 특보다. 특보가 된 이후 이 대통령과 청와대 그늘 뒤에서 간간히, 영 답답할 때만 한두 마디 하던 터였다.

    무엇이 그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그늘 밖으로 끌어냈을까. 아마도 ‘호흡’일 것으로 보인다. 공식직제이자 본인이 이미 거쳐왔던 청와대 홍보수석과 정무수석과의 호흡, 즉 소통을 이른다.

    이 특보는 전임 홍상표 홍보수석 및 정진석 정무수석과는 다소 ‘어려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편하게 터놓고 국정을 논하고 역할 분담을 통해 이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뭔가 ‘불편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 바통을 이어받은 김두우 홍보수석과 김효재 정무수석과는 의기투합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성공을 위해 서로의 역할을 마다하지 말자고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통령이 항간의 ‘불통’ 이미지와 달리 “굉장히 열려 있는 분”이라고 밝혔다. “예의에 어긋난다 싶은 비판적 지적에도, 거친 이야기도 잘 수용하시고 열려있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밖에서 알고 있는 것과 다르고, 철저하게 일을 챙기는 분이지만 실수엔 관대하다”고 이 대통령의 ‘소통’ 노력을 예로 들었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박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당의 중요한 정치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아마 대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평했다.

    그는 청와대 내에 있을 때 ‘악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개인적 소신이나 대통령을 잘 보필하기 위해 비난을 받거나 총대를 멨던 거에 대해선 조금도 후회는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내년 총선출마와 관련해서는 “그것도 가능성이라면 부인하지 않겠다. 마음속으로야 모든 것을 다 준비하고 있다”며 출마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요 인터뷰’와의 일문일답 내용.

    홍보수석 그만두면서 한동안 쉴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바로 언론 특보를 맡은 배경은
    사실 곧바로라 생각하는 분들 많지만 6개월간 재충전 기간 가졌다.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할 때는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지만 이젠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

    제 나름으론 마패 없는 암행어사 역할을 한다고 농담으로 이야기 하고 다닌다.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는 데, 구체적으론 어떤 일을 하나
    지금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전후해 이른바 뉴미디어가 대두하는 등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언론특보로서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우리 언론인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일을 선도할 수 있을까 그런걸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외에 큰 틀에서 이슈 관리라고 할까. 그런 걸 정리하고 (이 대통령께) 보고도 드리고 보좌하고 있다.

    후보 시절부터 아주 가까이에서 이 대통령을 지켜봤다. 멀리서 보는 것과 어떤 점이 다른가
    우선 굉장히 열려있는 분이다. 그건 가까이서 모셨던 분들의 공통적 이야기 일 거다.

    실제로 회의를 해보면 비판적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일부러 침묵하는 참모들에겐 발언을 시키기도 하신다. 아주 예의에 어긋난다 싶은 비판적 지적에도, 거친 이야기도 잘 수용하시고 열려있는 분이라는 게 밖에서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 또 철저하게 일을 챙기는 분이지만 실수엔 관대하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이렇게 보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인데, 왜 그런 이미지가 형성된 건가
    아마 결과로 나타난 것만 갖고 그렇게 이해하는 경우 많겠으나 실제 모든 여론, 밑바닥 움직임까지도 잘 듣고 알고 계시다.

    그러나 그런 면에선 저희가 보좌를 잘못한 책임도 있겠지만 실제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이미지가 더 큰 문제가 아니었나.

    ‘악역을 맡아야 하는 운명도 있다’고 한, 홍보수석 그만두면서 한 이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 참 많다.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으로 일하는 2년 반 동안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농담으로 누군들 신성일, 김진규 역을 하고 싶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도 했다. 불가피하게 대통령을 보좌하는 입장에선 대통령을 대신해서, 속된말로 이야기하면 총대를 메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책임과 비난의 화살이 대통령에게 쏠리는 일이 많다. 제가 개인적 소신이나 대통령을 잘 보필하기 위해 비난을 받거나 총대를 멨던 거에 대해선 조금도 후회는 없다.

    이를테면 근거 없는 루머, 실제로 부당한 공격을 받을 땐 괴로웠다. 대표적인 게 명진 스님건과 TK(대구-경북) 발언 건인데 명진 스님 건은 중간에 압력 받았다, 기자회견 취소 압력 받았다고 이야기하신 김영국이란 분을 전혀 알지 못한다.

    TK 발언은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기자가 건네 듣고, 잘못 건네 듣고 전한 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어쨌든 송구스러운 일이었다.
     
    이명박 정부, 3년 반이 지났다. ‘과거청산, 남북화해, 국민 참여’ 이런 말처럼 간단하게 이명박 정부를 총평 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국격의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역사 통계를 보면 지난 1950년대 이후 세계 무역 10대국에 들어간 나라가 딱 셋 밖에 없다. 제일 먼저 들어간 건 당연히 일본이다. 바로 2000년대 중국이 진입했고 그 담에 우리가 2010년에 진입해서 지금 7위까지 올라갔다는 것이다.
     
    최근엔 ‘공정사회’를 집권 후반기 주요과제로 잡고 있는데
    공정사회란 것은 사실 어떤 의미에선 매우 이상적, 바람직한 방향이나 그런 지향점이지 현실에서 어디까지 달성할 수 있느냐는 건 또 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생각한다.

    공정사회에 이르기까진 이명박 정부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란 국가 전체가 계속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이다. 저희 임기 내 어디까지 성과를 이뤘다고 객관적 평가를 하는 건 좀 쉽지 않겠다 그렇게 생각한다.

    임기 초반보다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뭐라 보나
    지금 경제 지표, 거시경제 지표는 국제적으로 좋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도 훌륭한 성적으로 경제 위기 탈출한 것에 대해 아주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일반 국민이 느끼시고 체감하는 이른바 체감경기, 이것이 항상 시차가 있게 되어 있다.

    대통령께서 불철주야 밤잠 못 주무시고 어떻게 빨리 국민들 생활에 체감이 될 수 있을까 고심, 고민, 노력하고 계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체감이 확산되면 국민이 느끼는 불만도 완화되리라 생각한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세평(世評)은
    세간의 관측이 근자엔 두 분 회동을 계기로 많이 달라지는 것으로 아는데…. 박 전 대표는 여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은 대통령의 성공이 정권 재창출의 전제라고 생각하고 또 정권 재창출이 되어야 대통령이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를 제대로 평가받는 길이 된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아마 대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으로 전 믿는다.

    남북 관계 풀려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이 변해야 한다. 이 정부 들어 일관되게 이야기했던 건 우리는 언제든 도울 용의가 있다.
    다만 선결문제인 핵문제에 대해선 뭔가 해결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과거처럼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일은 없다.

    핵개발하고 미사일 쏘고 난 다음에 그걸 원점으로 돌려 지원받고 이런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여러 걱정하는 것처럼 경색 국면 해소를 위해선 여러 노력 기울이고 있다. 큰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다.

    그 동안 있었던 일을 공개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상당히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외향적 국면과 달리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보는가
    어떤 큰 합의가 이뤄지려면 그만큼 곡절도 많은 것이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그런 의미에서 남북 간에 상당한 대치를 하고 저희는 원칙을 지키려 하고 저쪽은 저쪽대로 상황이 급박해지니까 위협적 수단까지, 언사까지 동원해가며 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역사의 진전을 위한 진통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는 거고 그런 의미에서 말씀 드린 거다.

    청와대 마지막 참모진을 언론에선 ‘순장조’라고 하는데  순장조로 남을 각오인가
    순장조가 됐든 결사대가 됐든 아니면 대통령의 아바타가 됐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생각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 길이 있다.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모시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지금처럼 반보 떨어져 모시면서 눈과 귀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선택의 길은 있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에 결국 나설 것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도 가능성이라면 부인하진 않겠다. 중요한 건 그걸 목표로 하는 건 아니고 대통령의 성공과 앞으로의 설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할 수도 있겠다.

    실제 마음속으로 준비하는 게 있는가

    마음속으로야 모든 걸 다 준비하고 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