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비난조 질문, “답변은 안중에 없다”불성실한 질의서에 민주당 동료들도 ‘눈총’
  • “답변을 듣겠다는 건지 그냥 따지겠다는 건지…”

    6개월만에 시의회에 출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민주당 시의원들이 막무가내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정질문 최소 2일(48시간) 전에 제출해야 하는 질문지도 없이 당일 “질문을 하게 해달라”며 조르는 시의원 때문에 같은 당 민주당 의원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시의회 시정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맨 왼쪽은 곽노현 시교육감. 지난 20일 6개월여만에 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오 시장은 3일간 열리는 시정질문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시의회 시정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맨 왼쪽은 곽노현 시교육감. 지난 20일 6개월여만에 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오 시장은 3일간 열리는 시정질문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21일 허광태 시의회 의장은 시정질문에 나선 오 시장에게 질문을 할 의원들에게 “미리 질문 요지서를 작성해 제출해 달라. 최소한 48시간 전에 제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특별시 의회 회의규칙에도 질문을 하고자 하는 의원은 미리 질문요지서를 작성하여 의장에 제출하여야 하며 의장은 늦어도 질문시간 48시간 전까지 질문요지서가 시장 또는 교육감에게 도달되도록 송부하여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시정 질문 2일차인 22일까지 이 규칙을 지킨 의원은 질문의원 7명중 김제리 의원(한나라당)만 유일하다.

    이로 인해 21일 오전 시정 질문 예정이던 이경애 의원(민주당)은 가장 부실한 질의요지서로 인해 급기야 질문 순서에서 누락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이 의원은 “질문을 하게 해달라”고 항의했고, 이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다가 정회까지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이 의원은 질문석에 오르게 됐지만, 당초 의장과 약속한 것과 달리 서울시 실국장을 상대로 한 질의 순서를 건너뛰고 곧바로 오 시장을 답변석에 불러내면서 이번엔 오 시장의 공식적인 반발을 샀다.

    이 의원의 첫 질문에 오 시장은 “시정질문을 할 때 미리 질문의 요지가 전달되도록 규칙을 정한 것은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한 뒤 답변을 하기 위해서다. 당초 의장께 요청드린대로 실국장 질의부터 시작하기로 해놓고 왜 약속을 안 지키냐”고 항의했다.

    이에 허광태 의장이 나서 “오늘 정회를 하면서까지 소모적인 회의가 아니라 생산적인 회의가 되도록 노력했다. 이경애 의원은 이 약속을 존중해서 회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서 질의해 달라”고 다시 요청했고, 비로소 회의가 속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정질문 참석 선언 이후 직원들이 시의원들의 질문 요지서를 미리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질의서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오 시장의 답변을 듣지도 않고 퍼붓는 공세에 답변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난감할 따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