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보 당국, 美와 정보교류 중단英<텔레그라프> ‘美-파, 상호 불신’ 보도
  • 빈 라덴이 사살된 후 미군의 독자적인 작전에 분노한 파키스탄 정보당국과 미국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14일 英<텔레그라프>가 보도했다.

    英<텔레그래프> 인터넷 판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 수 년 넘게 은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를 숨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 정보부(ISI)가 파키스탄 내 이슬람 반군 관련 기밀을 미국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텔레그라프>는 양국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 정보부는 분노한 상태다. 그들은 2009년 빈 라덴 추적의 전환점이 됐던 수행원의 소재 파악에 실마리가 된 통화내역을 넘겨줬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4개월 전 미국 측은 파키스탄 정보부에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말했고 이후 그들은 작전에서 완전히 소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당시 파키스탄 당국과 정보공유를 중단한 것은 파키스탄 정보부 내 알 카에다 동조 세력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14일 파키스탄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진정한’ 미국의 동맹국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혀 파키스탄을 보는 속내를 드러냈다.

    <AP통신>은 케리 상원의원이 “우리는 아프간의 이익을 존중하고 테러에 대항하는 우리의 노력에 진정한 동맹국이 되어줄 파키스탄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파키스탄 관계와 관련해 여전히 해결돼야 할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보전문가들은 미국과 파키스탄 간의 의견대립은 예견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정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있는 파키스탄 정보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돕고 있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실제 파키스탄 정보부는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붉은인민사원’ 사건에도 연루된 바 있고, 파키스탄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모병활동을 벌이는 것을 알면서도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눈감아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