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I "지난해 언론인 102명 사망"
  • 올들어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민주화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각국 정부의 검열과 탄압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3일)을 앞두고 2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각국의 민주화 운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자 해당 정부가 이들 매체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현재 인터넷 언론인을 위주로 69명이 투옥됐다.

    특히 중국은 올 들어 튀니지발 '재스민 혁명'이라는 용어를 차단하고 합법적인 이메일에 악성 소프트웨어(맬웨어)와 스파이웨어를 설치했으며, 이란은 웹사이트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중국과 이란에서는 지난해 1년간 각각 가장 많은 34명의 언론인이 투옥됐다.

    튀니지 정부는 지난해 구글이나 야후, 페이스북에 대한 가짜 '로그인 페이지'를 만들어 이용자의 비밀번호까지 훔쳤다.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정권이 최근 무너지면서 이런 행태가 사라졌지만 새로 들어선 정부도 인터넷 통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CPJ는 지적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1월 아예 인터넷을 폐쇄했다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 이겨 1주일 후 이를 철회했으며,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굴복해 결국 하야했다.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인 시리아는 올들어서도 유명 블로거에게 징역형을 구형했으며, 리비아와 바레인에서는 정부가 나서 인터넷 흐름을 방해하려 했다.

    CPJ는 온라인을 통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이제는 무기를 불능화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위력을 지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인터넷과 SNS가 최근 민주화 운동의 원동력이 돼 부패와 부정을 폭로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평가한 뒤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을 체포와 협박 등으로 억압하는 각국 정부에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언론인 10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언론인협회(IPI)가 이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8명이 적은 숫자지만 전쟁이나 단일 사건과 관련된 사망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IPI는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라틴아메리카 32명,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15명, 중동과 북아프리카 8명, 유럽 8명 등이었다.

    국가별로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많은 16명이 숨졌고 멕시코 12명, 온두라스 10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