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농업법인서 만든 벌영양제 '헵시바' 낭충봉아부패병에 효과
  • "헵시바 영양제가 토종벌을 전멸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낭충봉아부패병 예방에 효과가 있기를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6일 (사)한국토봉협회 손점암(61) 회장은 경남 거창군 남상면에 있는 농업법인 대한 국동호(55) 대표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농업법인 대한은 양봉전용 사료, 토종벌이 바이러스와 진드기 등에 강한 내성을 갖게 하는 헵시바 영양제, 천연식물비료 등을 생산한다.

    국 대표는 지난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이 확산하면서 전국 3만여 토봉 농가에서 기르던 벌 35만통 중 98% 가량이 폐사하자 지난달 말께부터 토종벌 7통(한통에 토종벌 2만~3만 마리)을 회사 안에 갖다놓고 헵시바 영양제를 먹이며 발병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

    지난해 헵시바 영양제만 먹인 토봉농가들이 이 영양제를 투여한 기간에는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해왔기 때문이다.

    토봉업자 신재덕(52.전북 진안군)씨의 경우 이 영양제를 투여한 2009년 12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토종벌이 왕성했으나 다른 항생제를 먹이면서 500통의 벌이 모두 폐사했다고 국 대표는 소개했다.

    그래선지 지금까지 한달여 시간이 흘렀지만 대한이 기르는 토종벌에는 발병하지 않았다.

    대한과 함께 토봉업자 김해명(48.전남 곡성군)씨도 이달 초순께 토종벌 7통을 설치하고 헵시바 영양제를 먹이는데 아직 발병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250통의 토종벌이 낭충봉아부패병 때문에 전멸해 버려 이 영양제만 먹이기로 하고 분봉 받았는데 한달만에 수벌이 활동하는 등 세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왕벌과 교미하는 수벌은 낭충봉아부패병이 생기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헵시바 벌영양제는 천연원당과 자연 곡물을 3년 이상 자연발효시켜 만드는데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항생제 대체물질인 베타글루칸과 생리활성 물질이 낭충봉아부패병 예방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대한 측은 보고 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대한에는 전국 토봉업자들로부터 벌영양제에 대한 문의와 분봉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애벌레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발병 초기의 모습이 물집과 비슷해 낭충병으로도 불리며 서양에서 들여온 양봉보다는 토종벌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2일부터 병증이 나타나며 감염된 유충들은 허물을 벗지 못하고 번데기 전 단계에서 죽어버리는데 발병 및 전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손 회장은 "전문기관에 대한의 벌영양제 성분과 효능 검정을 의뢰하고 실제 효과가 있다고 분석되면 전국 토봉업자들에게 이 영양제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