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애매모호한 재량 휴교령휴교하지 않은 학교 ‘진땀’ “인체에 무해하다는데…”
  •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내린 휴교령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7일 오전 등교 중인 한 초등학생이 방사능비를 걱정해 착용한 마스크를 고쳐 쓰는 모습 ⓒ 연합뉴스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내린 휴교령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7일 오전 등교 중인 한 초등학생이 방사능비를 걱정해 착용한 마스크를 고쳐 쓰는 모습 ⓒ 연합뉴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7일 방사능 비 우려를 이유로 내린 휴교령에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재량 휴교라는 애매모호한 지침으로 휴교를 하지 않은 학교 학부모들이 “왜 우리는 휴교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것.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새벽부터 방사성 물질이 섞인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에 따라 6일 오후 긴급 공문을 통해 각 초등학교에 학교장 재량 휴교 또는 단축 수업을 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총 98개 유치원과 초·중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유치원이 56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초등학교 41곳, 중학교 1곳 등이었다.

    이처럼 일부 학교만 휴업에 들어가자 휴교를 하지 않은 학교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극미량의 방사능이라는 정부의 해명이 있었지만, 휴교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건강을 나 몰라라 한다는 비정상적인 논리가 생겨버린 셈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우리 아이는 오늘 등교했다. 옆 학교는 쉬는데…”라며 “강제로라도 휴교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항의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휴교를 하지 않은 수원 A중학교 교장은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에 굳이 휴교를 할 필요 없다고 판단해 정상 수업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아침 내내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렸다. ‘그러고도 당신이 교장이냐’는 막말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휴교를 하지 않은 도심지 일부 초등학교 주변에는 비 맞을 것을 우려해 등굣길 자녀들을 태워 온 차량이 북새통을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또 걸어서 등교하는 어린이들도 우산과 비옷을 함께 착용한 것은 물론 마스크까지 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직접 학교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

    여기에 휴교령을 내리지 않은 타 시도교육청도 경기교육청의 호들갑에 곤욕을 치렀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방사성 물질이 비에 섞여 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 만큼 휴교를 검토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경기도가 휴교령을 내리는 바람에 우리도 마찬가지로 항의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