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정상적인 임무 수행 중이던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침몰되었고 승조원 총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하였다.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국방부는 미국 등 각국의 전문가 24명이 포함된 민군합동조사반을 편성하여 조사 활동을 실시한 결과,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피폭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침몰해역에서 수거된 어뢰 추진동력장치와 선체의 변형 형태,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 부상자 상태 및 시체 검안, 지진파 및 공중음파 분석, 수중폭발 시뮬레이션, 폭약성분 분석, 수거된 어뢰 부품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 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되었고, 무기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중인 CHT-02D 어뢰인 것으로 결론지은 것이었다.

    천암함 피격 사건은 그간 북한을 같은 동족이라 생각하며 심정적으로 동조를 보내던 국민들에게 동족에게도 총부리를 겨누는 북한의 호전성과 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당 인사들과 재야시민단체들은 명명백백한 증거를 무시하고 음모설을 내세웠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음모설이건만 여전히 북한의 어뢰 공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민간인 지역까지 마구 폭탄을 퍼부은 북한의 연평도 폭격은 더욱 국민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게 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설마하며 천안함 피격 사건의 북한 연루를 유보했던 일부 국민들에게마저 대화를 제의하는 척하며 민간인을 살상하는 북한의 이중성에 치를 떨게 만들었던 것이다. 대내외 언론매체 등을 통해 ‘우리 민족끼리’ 단합해야 한다고 외치던 북한이 대량살상 무기를 동원해 민간인을 무차별하게 포격하는 만행에 국민 모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천안함 폭침 1년, 이 시점에서 차분하게 안보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북한이 폭력과 테러, 군사도발의 DNA를 가지고 있는 전쟁범죄 집단이라는 사실이 누차 확인된 만큼 언제 또다시 공격을 해 올지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북한의 공격에 대한 감시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북한이 재도발할 때에는 반드시 그 세 배로 보복을 하는 시스템과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연일 방송은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위기를 다루고 있다. 아뿔싸, 우리는 바로 우리 북녘 땅에 언제든지 핵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호전적 세력에 노출되어 있었던 게 아닌가! 경계의 끈을 결코 놓아서는 안 된다.

    천안함 폭침으로 얻은 교훈 가운데 중요한 사실 하나는 대화를 제의해오는 시점이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 때 백두산 폭발을 논의하자며 대화를 제의한 숨은 의도를 읽어내야 한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폭격 모두 대화 제의가 선행되었던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한편 민군합동조사단의 결과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각종 의혹을 제기한 음모설이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안보상의 취약점을 드러냄으로써 결국 연평도 민간인 폭격이라는 북한의 오판으로 이어졌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가안보에 관한 한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연평도 민간인 폭격을 목도하면서도 여전히 음모설을 제기한다면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바친 천암함의 젊은이들의 목숨을 다시 한 번 더 앗아가는 행위이며 그 유가족의 가슴에 비수를 다시 한 번 더 꽂는 일이다. 안보에 관한 한 우리 내부의 역량 결집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확인된 절대 명제이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에서 우리는 또한 중국의 역할을 확인했다.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 관계를 경제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군사, 안보 측면에까지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절감한 만큼 한중일 동북아의 큰 틀 속에서 전방위적이고 입체적인 외교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春來不似春!
    천안함 1년을 맞는 우리들 마음은 봄이 왔더라도 봄을 느낄 수 없다. 날씨 또한 폭침으로 산화한 젊은이들을 추모하라 하는 듯 여느 해보다 매서운 꽃샘 추위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