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北정권은 두 번 다시 태어나선 안 될 정권”조명철 前김일성大 교수 “이제 우리도 선생님처럼 불의에 맞설 것”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 “그는 한국의 위대한 애국자”
  • 14일 오전 10시 엄수된 故황장엽 前노동당 비서 영결식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조명철 前김일성大 교수, 수전 숄티 디펜스 포럼 대표, 노재봉 前국무총리,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등이 참석, 그의 서거(逝去)를 애도했다. 

  • ▲ 14일 오전 서울 풍남동 현대아산병원에서 열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현인택 통일장관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4일 오전 서울 풍남동 현대아산병원에서 열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현인택 통일장관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토록 자유통일과 북한 민주화를 바라셨건만…."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북한 체제와 단호히 결별한 그의 용기를 칭송하는 한편 “그토록 바라셨던 자유통일과 북한 민주화를 보지 못하신 채 떠나셨다”며 아쉬워했다.

    이회창 대표는 “망명 후 여유롭지 못한 때에도 북한 체제의 정체를 밝히는 활동을 멈추지 않으셨다”면서 “이런 선생님의 용기와 결단으로 전 세계는 북한 체제의 거짓과 선전을 똑바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회창 대표는 “선생님의 목소리는 두 번 다시 태어나선 안 될 체제에 경종을 울리는 종소리이자 빛이었다. 선생님께서는 가셨지만 그 뜻은 세상에 남아 우리 사회의 빛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생님의 마지막 소원인 북한 주민 해방과 북한 민주화, 자유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장엽 前비서의 제자인 조명철 前김일성大 교수는 “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셨을까”라며 추도사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흐느꼈다.

    조명철 前교수는 “선생님께서 가신 날 우리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쪽배와 같은 심정이었다”면서 “선생님의 민족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그 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선생님을 향한 수많은, 보이지 않는 속박과 그물을 걷어드리지 못했다”며 애통해했다.

    조명철 前교수는 “이제 저희들이 선생님처럼 (김정일 정권의) 불의 앞에 단호히 맞서려 한다”면서 “저희들은 앞으로 어떤 시련과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고 북한이 민주화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보란 무엇인지 모범을 보이신 분"

    수전 숄티 디펜스 포럼 대표는 “오늘 우리는 한국의 한 위대한 애국자를 추모한다”며 추도사를 시작했다.

    수전 숄티 대표는 “황장엽 선생님과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의 자유에 대한 꿈과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열정을 함께 나누며 매우 가깝게 지냈다. 나는 황 선생님께 주체사상 대신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받아들일 것을 권유했으나 그는 자신의 탈북으로 북에 남겨진 가족, 친구, 동료들이 처형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갔기 때문에 자신은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때문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전 숄티 대표는 “황 선생님은 북한 주민들을 독재와 압제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탈북했다”며 “그는 탈북 이후 북한 주민들을 위해 쉬지 않고 연설을 했고 글을 썼으며 강연을 했다. 그는 북한의 살해 위협과 남한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모든 활동을 했다”고 추모했다.

    수전 숄티 대표는 “나는 북한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린 사람이라면 지금 하늘나라에, 하나님의 품 안에, 예수님의 품에 안겨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는 황장엽 선생님이 구름과 같은 증인들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제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하나님과 함께 우리를 위해 탄원하고 북한의 자유를 위한 우리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재봉 前국무총리는 故황장엽 前비서에 대해 “진정한 애국자신데…. 통일을 못 보고 돌아 가신게 너무 아쉽다”며 “황 선생님은 진짜 진보란 게 무엇인지, 진보란 이런 것이라는 모범을 보이신 분”이라며 애통해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3대 권력세습은 북한에서는 상식이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가(家)에서도 아들로 태어나면 왕자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로 들며, “김정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밥 먹으면서 북한동포 300만 명을 굶겨 죽인 것도 김정일의 상식적 행동이므로 비판하지 말자는 것”이냐며 “박지원 같은 사람에 대해 故 황장엽 선생은 ‘햇볕정책 주창자들은 국민을 속이는 반역행위를 감행한 위선자라고 평가해야 옳을 것’이라고 비판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시대의 영웅" "자칭 진보양심세력은 반성해야"

    서정갑 본부장은 “‘반역적 위선자들’과 싸우다가 돌아가신 ‘분단시대의 영웅’ 황장엽 선생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안보대책실장은 “돌아가신 황장엽 선생님을 보면서 이른바 ‘진보양심세력’을 자처하는 자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3대 세습이라는 엽기적인 짓을 저지르는 북한 정권을 정면비판하지 못하는 자들이 지금의 종북(從北) 좌파들”이라고 지적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도 “오랫동안 북한 민주화를 위해 애쓰셨는데 북한 인민들이 해방되고 자유를 찾는 모습을 못 보고 돌아가셔서 슬프다”면서 “남은 탈북단체와 북한 민주화단체들은 힘을 모아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북한 민주화의 그 날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들 모두는 故황장엽 前비서가 생전에 자주 말했던 “개인의 생명 보다는 가족의 생명이, 가족의 생명보다는 민족의 생명이, 민족의 생명보다는 인류의 생명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