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이 부활하는 날

세종시원안이 죄악으로 밝혀지는 날, 정운찬은 영웅될것!

세종시 수정안에 온몸던진 정운찬의 퇴진을 보며!

대학총장출신 정운찬은 노무현 좌파정권하에서도 노정권이 무척 탐을 냈던 매우 인기 높은 교수출신 행정가다.

노정권이 그토록 영입하기위해 공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노정권과 영합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로 들어오자마자 당시 경찰청장의 목이 날아갔을 정도로 국가적으로 이슈화되어있었던 용산참사를 해결해야만 했다. 더욱이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세종시수정안’을 관철시키려고 욕을 홀로 먹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한나라당을 대신하여 수정안 관철에 모든 정력과 정열을 불태웠다.

지역주의에 매몰된 충청도 일부 도민들은 친박계의 우상(?)인 박근혜가 주장해왔던 세종시 원안을 지키라고, 야당과 합세하여 충청도 출신 정운찬 총리에게 파상공격을 퍼부었어도 정운찬은 홀로 폭풍 속에 들어가서 망국적인 수도분할은 결코 안 된다고 외치고 설득하면서 진정으로 충청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교육 비즈니스 벨트’로써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목 놓아 외쳤다.

그러나 같은 집권여당 소속인 박근혜의 예기치 않는 국회 반대토론 등장으로 똘똘 뭉친 친박계에 의해 여지없이 ‘정운찬의 애국심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효심이 깊기로 소문난 박근혜의 동생인 박근영도 월간조선 8월호에서 故 박정희 대통령의 뜻은 행정수도가 결코 아닌 ‘과학 비즈니스 벨트’였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박근혜는 행정수도를 포함한 세종시 원안의 대표 주장이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수도분할해서는 안 된다는 대부분의 국민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념을 담은 ‘세종시 수정안’은 그래서 박근혜의 승리와 이명박을 대신한 정운찬의 패배로 그 잔인한 막이 내려졌다. 대다수 국민들의 세종시 충격은 그야말로 컸다!

자! 여기서 정운찬이 이렇게 퇴장하는 모습은 어설픈 ‘한국정치의 잔악한 실루엣’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있겠는가.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국가목적을 지향하려고 그토록 발버둥 쳤던 경제학자이자 행정가였던 정운찬의 애국심은, 애국심이 결손된 한국정치의 심각한 병리현상 앞에 힘없이 주저앉고 만 것이다.

정운찬의 퇴진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애국심이 결여된 정치인들에게 ‘애국심’을 가지라는 강한 메시지처럼 들린다.

정운찬은 진정한 애국심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를 정치인들과 정권이 통렬히 깨달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근혜가 주장했던 수도분할이 담긴 노무현과의 밀실 합작품이라고 알려진 세종시 원안을 온 몸과 온 마음을 다해 물리치기 위하여 수도분할해선 안 된다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가목적달성을 향해 전력투구했다는 이유로 정운찬의 고향에서는 ‘매향노’라는 견디기 힘든 오욕의 비난까지도 받았다.

또한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여당으로부터 충청권 패배 요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세종시 수정안 전도사였던 ‘정운찬’때문(?) 이었다는 엉뚱한 낙인을 찍으며 ‘팽’ 시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충청권 아닌 곳에서의 패배 원인은 무엇으로,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것인가? 한나라당은 전국적으로 6.2지방선거에서 대부분 참패했는데도 왜 하필이면 충청권의 책임공방만을 떠벌여야만 했을까?

막강한 대통령제의 헌법 하에서 세종시에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총리가 되받아야만 하는 ‘한국정치의 병리’는 불치병 수준이다.

6.2 지방선거패배는 전적으로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총체적 ‘정치행위’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을, 수도분할을 막고 한나라당이 입법한 세종시 수정안의 관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국무총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한 행위는 한나라당의 도덕적 해이와 맹목적인 친박. 친이간의 몹쓸 권력투쟁 때문일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정운찬 전 총리의 퇴장을 바라보면서 새삼스럽게 정부-여당의 어쭙잖은 정치행태에 입맛이 씁쓸하다.

언젠가 만약 세종시 원안이 죄악으로 밝혀지는 날, 정운찬은 영웅이 될 것이다.

세종시원안 박근혜와 세종시 수정안의 정운찬중에 누가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자일까? 역사가 그 진실을 머지않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