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밥 못했냐, 세수못했냐, 쌀 남아도는데 농업용수 부족한가? 우리는 물과잉국가다”
    “4대강 사업은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는 사업이다. 부분적인 면만 보지 말라”

    4대강추진본부와 기독교계가 ‘뜨겁게’ 만났다. 6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 주관으로 열린 ‘4대강살리기 기독교 사회포럼’에 정부측, 찬성측에서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 본부장, 차윤정 환경부본부장, 박호종 목사가, 반대측에선 이상훈 수원대 교수, 최병성 목사, 김선구 목사가 나섰다.

  • ▲ 왼쪽부터 박호종 목사, 차윤정 환경부본부장, 심명필 본부장, 사회 김혜숙목사, 이상훈교수, 최병성 목사, 김선구 목사 ⓒ 뉴데일리
    ▲ 왼쪽부터 박호종 목사, 차윤정 환경부본부장, 심명필 본부장, 사회 김혜숙목사, 이상훈교수, 최병성 목사, 김선구 목사 ⓒ 뉴데일리

    포럼은 그동안 몇차례의 토론과 달리 참가자가 준비한 발제문 발표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열렸다.

  • ▲ 심명필본부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차윤정 부본부장 ⓒ 뉴데일리
    ▲ 심명필본부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차윤정 부본부장 ⓒ 뉴데일리

    반대측의 최병성 목사는 발제에서 댐과 관련 대댐회에서 정의한 댐높이 15m 기준을 들어 낙동강의 보가 댐이라고 주장하고 “4대강사업은 줄줄이 댐을 세우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또 “깊은 물에서 사는 잠수성 오리와, 얕은 물에서 사는 수면성 오리들이 있는데 강을 준설하는 4대강 사업이 완성되면 철새들도 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기독교계의 토론의 성격상 성경 구절의 인용이 많았다. 최 목사는 “구약성경 에스겔서 47장8~9절에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바닷물이 소성함을 얻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다‘라고 강물은 바다로 흘러들어가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 ▲ 이상훈교수(왼쪽)와 최병성 목사. ⓒ 뉴데일리
    ▲ 이상훈교수(왼쪽)와 최병성 목사. ⓒ 뉴데일리

    심명필 본부장은 발제에서 “혈관도 노폐물이 쌓이면 건강을 잃듯, 하천도 마찬가지다. 하천이 얕아져 그동안 제방을 쌓아 올렸다. 그러나 언제고 제방만 높이 쌓을 수 없다” 며 4대강 사업은 ‘소 잃기 전 외양간을 고치자’는 새로운 개념의 치수방법이라고 먼저 설명했다.

    또 “물이 흐르지 않는다며 보를 반대하는데, 물이 흘러넘치고, 때로는 수문을 열 수 있는 가동보”라며 “한강에도 6개의 댐이 있지만, 고여 있어서 오염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 문제와 관련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보는 많은 사업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고 “실제로는 강변에 숲도 조성되고, 소수력발전, 생태문화공간도 생긴다. 무엇보다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심 본부장은 “10년걸려 효과가 나타나는 사업도 아니다. 1~2년이면 마치게 되고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반대측 발제자인 이상훈 수원대교수는 “지난해도 홍수가 났지만 8개 시군의 피해 모두 지류였다. 지금 4대강 살리기라고 하는데 지금도 죽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고인 물은 부영양화가 되고 썩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물그릇을 크게 하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하나 오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수지 물그릇이 커져서 저수용량이 많아진다고 수질이 개선되겠는가?  BOD 5 ppm의 농도를 가진 강물을 10만 톤 채우거나, 20만 톤 채우거나, 100만 톤 채우거나 수질은 똑같이 BOD 5 ppm일 것이다.“라고 주장했고 “본류에 설치된 보로 흘러드는 강물 ‘오염도’가 일정하다면 수량이 아무리 많아져도 수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다소 의아했다.

    PPM이란 백만단위 중 어느정도의 비율인가를 나타내는 것인데, 늘어나는 물 자체도 5ppm의 농도를 애초부터 갖고 있다고 전제했기 때문이다.

    심명필 본부장도 “우려하는 부분은 이해하나, 총인처리, 하수처리장 설비 등을 하는데 어떻게 들어오는 물이 (오염이)같다고 하느냐”고 오도하는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강변농경지나 오염유발시설을 그대로 둔다해도 오염물질의 절대량은 동일하고, 사업 후에 오히려 유입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에 넣는다면 물이 많으면 농도가 묽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상훈 교수는 또 “4대강의 본류에 보를 막아서 물을 가두더라도 홍수기 3개월 동안은 홍수 위험 때문에 가동보를 열어서 보를 비워 놓아야 하므로 용수를 공급할 수가 없다.  농작물이 활발히 자라는 시기이므로 용수를 저장할 수가 없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심명필 본부장은 “수자원 외에 100년 주기 강우에서 입을 수 있는 심각한 피해를 막는 치수 기능도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측의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은 반대측이 ‘생명죽이기’, ‘자연 그대로’ ‘환경파괴 주장’에 대하여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면 인간도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식량도 개발의 결과다. 오늘날의 생태학은 자연상태로 두자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어우러짐에 초점을두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4대강을 보는 시각은 자연 자체 중시보다는 ‘자연 과정’에 주안점을 두고 인간이 합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논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무리 꾸구리가 중요하지만 물이 없으면 강은 육지다. 육지의 모래도 사막이듯이 물고기에게도 모래는 사막이다.”라며 물 자체의 부족이 더 위험함을 설명했다.

    또 습지와 모래밭이 줄어든다는 지적에 대해 “수리 안전상 어쩔수 없이 손대는 곳이 있다면 대체습지를 조성하여, 사실상 현재 습지 수보다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반대측 발제자인 김선구 목사는 팔당댐 유기농가에 관하여 “팔당은 단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생명의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땅”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사라져야 하는 점을 걱정했다.

  • ▲ 박호종목사 ⓒ 뉴데일리
    ▲ 박호종목사 ⓒ 뉴데일리

    한편 이날 종교와 관련한 주제로는 별도로 박호종 목사가 찬성측으로 나섰다.
    박 목사는 “현재 극렬 소수, 목소리 큰 소수의 의견이 마치 전체 생각인 것 처럼 둔갑되지 않고, 성서적 입장의 통찰을 가지고 백성들이 판단하게 하고자 참여했다”고 찬성측에 선 동기를 밝혔다.

    박 목사는 반대측이 60년대 멱감던 한강모습과 지금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을 제시하며 개발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점을 겨냥 “어떻게 30, 40년 간격의 사진을 대조시켜 놓고 벌거벗고 목욕하던 시절을 이렇게 망쳐놓았냐고 할 수 있냐. 70년대 망가진 한강은 왜 고려하지 않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저는 방치돼 있는 4대강에 직접 가서 썩어 냄새나는 곳도 보았고, 강의 형체가 소멸돼 가는 곳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또 “교회가 외쳐야 할 소리는 정의 뿐아니라 시대적, 영적 해석도 있어야한다. 이 사업을 선지자적 관점으로 예언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발제에 이어진 패널간 교차 질의와 방청객 질의 응답에선 열기가 더 뜨거웠다.

    최병성 목사가 “얕은 물에서 사는 백조도 볼 수 없다”고 수심이 깊어지는 것을 지적하자, 차윤정 부본부장은 “대부분 모래톱이 남고, 강변도 1대 5로 완만하게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모래톱이 생겨나고 수변구역이 생기게 돼 있다”며 일축하며 “현재의 강이 자연그대로의 온전한 강이냐”고 반문했다.

    반대측에서 외국에선 댐을 해체한다는 주장에 대해 심본부장은 “저도 수자원을 30년 연구했다. 우리나라의 보는 18000개다. 국내에서도 매년 50~100개는 허문다. 허물어야할 땐 허물고, 필요한 곳엔 새로짓는다. 외국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종교계 첫 토론이라 전반적으로는 진지했으나 듣기에 다소 과장되거나 거북한 상황도 있었다.
    최 목사는 “아침에 세수못하고 나온 사람있느냐, 밥 못해먹은 사람있냐. 우리는 물 공급 과잉국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의 청사진은 다 거짓말”이라고 지나치게 몰아쳤다.

    심명필 본부장은 세수물 부족하다고 하는 사업은 아니라고 했고 본질적인 목표를 봐 달라고 받아넘겼다.

    한편 이날 평소 반대 운동을 펼치전 공주대 정민걸교수가, 심명필 본부장의 발언에 방청석 근처에서 고함을 치다 주최측에게 제지당해 밀려나가는 불미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