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4대강 공사현장 준설토 적치장에 대한 걱정이 높아가는 분위기에 관련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보도는 상당부분 과장된 내용이 많아 가뜩이나 첫 우기를 맞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현장 관계자들을 맥빠지게 하고 있다. 마치 장마를 핑계로 4대강 사업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수공(水攻을) 펼치는 느낌이다.

    최근 조선일보, SBS에 이어 연합뉴스는 2일 “금강둔치에 대규모 준설토 적치장....수해우려”라는 보도를 냈다. 보도는 “금강보 설치 예정지에서 3㎞ 가량 떨어져 있는 검상동 금강 둔치에 금강 준설과정에서 나온 모래 60만㎥를 쌓아 놓은 준설토 적치장이 설치돼 있다. 검상동 적치장은 금강 살리기 사업 지구 내에 설치된 16곳의 준설토 적치장(공주 6곳.연기 4곳.부여 5곳.청양 1곳)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유일한 하상 준설토 적치장”라고 설명했다.

    보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진이라며 녹색연합이 제공한 ‘맑은 날 사진’과 함께 “금강둔치에 마련된 준설토 처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단체 관계자의 설명을 실었다.

    그러나 국토부에 따르면 보도된 내용중 준설토 60만㎥은 지난 5월 집계한 자료(실제로는 53만)로 7월 2일 현재는 43㎥만이 적치되어 있고, 준설토가 적치된 폭도, 보도에선 강폭의 3분의1이라고 했으나 강폭의 4분의 1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진속의 준설토는 공주시에 매각한 골재라고 밝혔다.

    잘못된 자료에 근거한 이 내용의 보도는 다른 매체 ‘뉴스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금강축 붕괴 위기’, ‘대형물난리가 날 것’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쏟아냈다.

  • ▲ 연합뉴스 등 일부매체가 금강의 적치장이 장마에 위험하다며 소개한 사진. 환경단체가 제공한 것으로 맑은날 찍은 사진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진속의 준설토는 공주시에 매각한 골재라고 밝혔다. ⓒ 뉴데일리
    ▲ 연합뉴스 등 일부매체가 금강의 적치장이 장마에 위험하다며 소개한 사진. 환경단체가 제공한 것으로 맑은날 찍은 사진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진속의 준설토는 공주시에 매각한 골재라고 밝혔다. ⓒ 뉴데일리

    특히 홍수로 유실될 우려가 있다고 녹색연합 관계자의 말을 신문이 전했으나, 국토부는 “ 홍수위 해발 고도가 16.75m인데 적치높이가 해발 18.95m로 더 높아 집중호우시에도 유실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또 “의령군 낙서면 준설공사 현장의 경우 수자원공사가 의령군과 계약한 준설토 매매 물량 50만㎥이고 하루평균 3만여㎥가 적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구간 공사를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현재 의령군에 적치되는 준설토는 하루 평균 3만㎥ 이지만 이는 의령군에 매각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물량”이라며, 수중 준설후에는 물을 빼기 위해 3일, 매각절차에 2일 등 3~5일이 걸리는 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우특보가 날 경우 준설작업을 중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있었던 조선일보 보도에선 “정부가 밝히지 않은 준설토가 있어 수백만톤이 아직도 적치장으로 옮기지 못하고 강가에 쌓여 있다”는 내용이 실려 국토부가 “보도 일주일 전 자료를 이용해 쓴 기사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을 했었다.

    경향신문도 2일 ‘장마보다 위험한 4대강 거짓말’이라는 여주 지역 등 르포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금모래 은모래가 사라진 강변이 사라진지 오래고, 유원지로 사용된 모래사장엔 강바닥에서 퍼낸 돌과 자갈이 산더미를 이뤘다”  “치웠다고 한 준설토가 아직 강변에 널렸다”고 썼다. 또 범람 우려 때문에 모두 철거했다는 가물막이도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반대단체의 박창근 교수가 “준설토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한강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는 말을 소개했다.

    본래 준설토는 강바닥에 있던 것이었고, 유해물질이 있다면 강속에서 이미 물에 지속적으로 녹아 나왔을 것이니 오히려 물 바깥으로 꺼내는 것이 낫다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4대강 사업의 핵심이 바닥을 준설해 통수단면(강을 가로질러 잘랐다고 가정할때 물이 흐르는 전체 단면적)을 높이고 홍수위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준설이 필수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실제 현재도 지금까지 한 준설로 이미 강바닥이 낮아져 물 흐름이 개선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런데도 ‘홍수우려’주장과 ‘준설토오염론’까지 무책임하게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사에선 또 주민이 “비가 한번 쏟아지면 준설토가 고스란히 강으로 쓸려갈 판”이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토목설계와, 건축경력인 28년째로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황모 씨는 “모래 자갈 섞인 골재가 어디 밀가루도 아니고, 비가 한번 왔다고 다 쓸려내려간다는 게 말이 되냐. 그렇게 된다면 강바닥에 쌓일 새도 없이 다 떠내려가 준설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나친 과장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를 본 한 독자(아이디 브군일*)는 “금모래 은모래는 지금도 없는데 마치 공사 때문에 사라진 것처럼 표현했다. 강바닥이 그대로면 넘치겠지만 강을 파서 수위가 낮아진건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고, 다른 독자(아이디:무식한...)도 “그곳은 10년전에도 자갈밭이었다. 4대강 공사를 10년전부터 했다는 말이냐”라고 한마디했다.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기사들이나 시각이 난무하는 가운데도 현장에선 우기 대비 비상 대책에 여념이 없다.

    취재팀이 3일 한강 6공구 강천보를 취재한 결과 이미 보 주면 강 바닥은 거의 다 준설을 마친 상태였다. 이영태 소장은 “우기를 대비해 준설토 처리를 다 마쳤다. 강 가운데 종방향으로 트럭이 다니던 임시 도로 자리는 추후에 준설해도 될 정도로 좁지만, 조금이라도 물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막바지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강가에 쌓여있는 일부에서 준설토 적치라고 오해하는데 이는 적치해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조성될 둔치 정비에 쓰는 흙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