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잘못된 오해에 근거한 주장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는 어떤 단체장은 일부 권한을 이용해 사업을 막겠다거나 심지어 백지화 주장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반대하는 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생태파괴론이다. 물론 정치적으로 대척점이 있는 정권을 공격하는 차원이 아닐까 추측되지만, 표면적으로는 수질악화, 대운하 의심, 생태파괴론, 지류우선론 등 실무적인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4대강 반대론은 대대 ‘환경’이라는 포장을 했다. 그러나 상당수 잘못된 근거나, 부작용을 과장한 것들이다. ‘법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되는 사업인데 4대강 사업을 단체장들이 방해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차치하고, 이들의 주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론자들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주제들을 찾아 주장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 무엇이 진실인지 어떤 오해가 있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우문현답, 4대강 끝장 Q&A'로 정리해보았다.


     

     

    1. 동식물은 안다, 누구 말이 맞는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된 목표는 강 기능을 잃은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이 생태파괴론으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계획이 생태 복원에 주안점을 둔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생태계논란의 단골메뉴는 습지, 멸종위기의 단양쑥부쟁이, 어류 등이다.

    ◆4대강 살리기는 습지죽이기?

    지난 2월 한국 습지 NGO네트워크는 ‘습지의날’ 2월 2일을 맞아  "정부가 역사 이래 국내 최대 규모의 습지파괴 사업인 4대강 정비사업을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 ▲ 영산강 구간 죽산보의 자연형 어도. ⓒ 뉴데일리
    ▲ 영산강 구간 죽산보의 자연형 어도. ⓒ 뉴데일리

    지난 3월 중순 경향신문은 국제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국제본부의 님모 배시 의장이 영산강 살리기 사업현장을 광주 환경운동연합 간부들과 둘러본 내용을 기사로 싣고 배시 의장이 “강이나 습지에서 이런 대규모 파괴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는 내용 등을 전했다.

    4대강 살리기는 이들의 주장처럼 정말 습지를 파괴하는 사업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4대강 추진본부는 4대강사업비에 이미 생태습지 조성비용 1,460억원을 반영하여 4대강에 생태습지 39개소를 만들 계획이다.
    4대강 사업구간에는 약 100개의 습지가 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습지는 54개이다. 이들 습지는 최대한 원형을 보존한다는 계획이다.그럼에도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곳을 대체할 신규 대체습지 84곳을 만들어 전체 습지는 지금보다 늘어난다.

    또한 4대강과 샛강이 합류하는 곳에 '샛강형습지' 27개소를 만들 계획도 수립했다. 또 하천 주변의 얕은 물가에 개방형습지 3개소를 만들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진 정화형 습지 9개소도 만든다. 강별로는 한강이 17개곳으로 가장 많고, 낙동강 8곳, 금강 6곳, 영산강 한곳, 섬진강 3곳 이다.

  • ▲ 경안습지. 4대강 습지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 뉴데일리
    ▲ 경안습지. 4대강 습지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 뉴데일리

    조성되는 생태습지 중에서 생태가치가 뛰어나고 사람들의 접근성이 이 좋은 10곳은 특별히 습지공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습지공원엔 습지관찰대와 친환경 관찰데크도 만들어진다. 일부 습지는 어린이들이 습지 생물과 흙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꾸며 생태교육장으로도 활용된다.

    또한  홍수 조절을 위해 조성하는 홍수조절지 2개소(전남 담양, 화순)와 강변저류지 4개소(경기 여주, 강원 영월, 전남 나주, 경남 합천)도 평상시에 습지여건을 갖추도록 운영하여 야생동식물이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습지공원이나 생태공원에 대해서도 유원지, 놀이시설 등과 혼동하기도 한다. 그래서 습지, 생태공간을 만든다고 하면 “오염만 더 일으키는 위락시설”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습지가 어떤 곳인가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장이 여러 곳 있다. 경기도 양수리의 ‘세미원’, 경기도 광주의 경안천변 ‘경안습지’가 대표적인 곳이다. 4대강 살리기 구간의 습지 생태공원, 생태학습장은 경안천 변의 경안습지와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한강 팔당으로 흘러드는 지천인 경안천의 경안습지는 지금도 부들, 창포, 갈대, 연꽃, 어리연이 심어져 수질을 자연정화하는 기능을 하고, 수려한 경관에 산책로까지 갖춰져 전형직인 친수 생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천변 생태습지를 조성한다는 것을 유원지화 한다’며 목청을 돋우고 있는 사람들은 경안습지생태공원을 한번 가보기를 권한다.


    ◇ 단양쑥부쟁이 다 죽는다?“나는 잘 살고 있어요”

    지난 4월 13일 P 인터넷 매체는 여주군 점동면 도리섬 일대의 단양쑥부쟁이 군락지 파괴 소식을 전했다. 기사에서 "보호표지판이 달린 지역 밖에서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발견되고 공사장 진입도로변에 방치된 현장도 목격했다"는 한 환경운동가의 말을 실었다. 전반적으로 “대책없이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 ▲ 황학산 수목원에서 배양중인 단양쑥부쟁이. ⓒ 뉴데일리
    ▲ 황학산 수목원에서 배양중인 단양쑥부쟁이. ⓒ 뉴데일리

    4대강 사업의 생태계 논란을 뜨겁게 달군 대표적인 생물은 멸종위기종 2급인 '단양쑥부쟁이'다. 단양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로,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강변 자갈이나 모래밭 등 척박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8~9월에 꽃이 피며 다 자란 높이는 15㎝ 정도다.

    이 식물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고 공교롭게도 4대강 공사가 한창인 남한강변에서만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강변 서식지가 파괴될 경우 종 자체가 멸종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정부의 대책은 없는 것일까? 정부는 일부 공사현장에서 현장 실무자들이 구분을 못해 실수로 파헤친 것은 인정하면서도 철저한 보호 대책이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4대강추진본부는 단양쑥부쟁이의 대규모 군락지에 2중 금줄을 쳐 인위적 훼손을 차단하고, 대규모 군락지인 1만2500㎡는 원형 그대로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또 환경부장관이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한 곳에서 증식을 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평강식물원(지정번호15, ‘09.8.25)과 신구대학교 식물원(지정번호16, ’10.2.25)등에서 증식중이라고 밝혔다.

    서식지외보전기관이란 야생동식물보호법 제7조에 의거 종의 보전 등을 위하여 서식지 밖에서 보전할 필요가 있는 경우 환경부장관이 지정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또 서식지외 보전기관 이외에 황학산수목원 등 5개 기관에서 환경청장의 허가(야생동식물보호법 제14조)를 받아 단양쑥부쟁이 증식 중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경기도 여주군의 황학산 수목원에는 지난해 3,000개체를 증식시킨데 이어 올해도 2,000개체를 묘판에서 추가로 양묘 중이다. 또 단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지난해 300개체를 증식시켜 개화상태를 확인했고, 올해 주가로 식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충북 단양군에 있는 개인 야생화농장에서 지난해 20,000개체를 증식시켰다.

    황학산수목원 관계자는 "단양쑥부쟁이는 척박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종으로서, 증식복원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숲 생태전문가로 4대강 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은 “단양쑥부쟁이는 원래 대청댐을 막으면서 수몰돼 멸종 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원래 강과 뭍의 경계지 척박한 땅에서 사는 종으로 현재 위치까지 씨를 퍼뜨려 생명을 이어갈 정도로 생명령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어류도 다 죽나?

    단양쑥부쟁이뿐 아니라, 특히 어류 생태 위협론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다.

    현재 낙동강에서만 발견되는 얼룩새코미꾸리는 물 흐름이 빠른 자갈 바닥에 살고, 금강본류와 낙동강 지류 깨끗한 여울에선 흰수마자가 발견된다. 이 두 어종은 특히 한반도에만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가 이들 생물대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2008~2009년 4대강 생태계를 조사해, 올 1월부터 4대강 멸종위기 어류 8종의 보호와 개체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얼룩새코미꾸리 등 4종을, 국토부는 흰수마자 등 4종을 각각 맡아 보전·증식에 나섰다.

    4대강 반대론자들이 어류 피해와 관련한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준설과정에서 흙탕물이 생겨 물고기가 죽는다는 주장과, 사업 완공후 보 때문에 이동이 막혀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준설 흙탕물과 관련 지난 4월엔 여주 가물막이 안에 30여 마리가 죽은 것을 두고, 일부 환경단체와 일부 신문 등은 ‘흙탕물로 1000마리 떼죽음당했다’고 과장하기도 했다.

    실제 준설로 물고기가 떼죽음당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언뜻 보면 "흙탕물 떼죽음론“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취재중 만난 전문가들은 대체로 생태에 큰 문제가 안된다는 견해였다.

    한양대 자연과학대학 한명수 교수 "어차피 큰 강에서도 굽이쳐 흐르는 곳, 여울, 소 등에 사는 생물 종이 다르고 자연상태에선 홍수, 가뭄 등 갖가지 교란을 겪고도 살아 남는다"라며 공사중 흙탕물론 떼죽음은 잘못된 지적이라고 했다.

     홍수때마다 방송화면에 단골로 나오는 시뻘건 강물을 보지만, 홍수로 물고기가 떼죽음당했다는 뉴스를 보지 못한 것만 봐도 준설 흙탕물 때문에 물고기가 죽는다는 말이 얼마나 억지인가 알 수 있다. 오히려 가뭄이 들고 하천 물이 줄어 수온이 올라가면서 죽어 떠오르는 경우가 있고 이는 시골에서 기자도 목격한 바가 있다.

    설사 흙탕물이 생기는 게 문제가 된다손 치더라도 준설과정의 흙탕물은 홍수시 강물에 비견할 바가 아니다. 평소에도 수량이 부족한 낙동강 합천보 건설현장과 하천준설 현장을 기자가 찾았을 때도 흙탕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모래가 많아 금세 가라앉아 흙탕물이 생길 여유도 없어보였다. 심지어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근처 수십미터 앞까지 왜가리로 보이는 새가 내려 앉아 물고기를 잡는 모습도 보였다. 공사 자체가 어류나 조류에게나 별 문제가 없는 증거였다. 

    보가 물고기 이동을 막는 다는 주장도 기우에 가깝다.
    정부가 내놓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과 조감도만 봐도 억지스러운 주장임을 알 수 있다. 보 옆에 계획된 자연형 어도 인공수로 등 다양한 물고기 이동통로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4대강 전체의 모든 보(20개)에 길이 100m에서 수백미터에 이르는 어도 33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경기 여주 한강 3공구의 이포보 옆에도 인공어도가  450여m길이로 자연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불구불하게 설치된다. 이포보의 경우 1:150 기울기다. 이는 높이 1m에 길이가 150m 비율로 거의 평지와 같이 완만한 수로라는 뜻이다.

    보통 경사가 커 보를 높이 세우게 되는 낙동강의 경우도 다양한 어도가 계획돼 있다. 합천보의 경우 보가 높은 만큼 어도의 길이도 550m나 된다. 거의 자연하천과 같은 모양으로 보 옆 둔치 사이를 구불구불하게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 부근에는 보의 상류와 하류를 연결하기 위해 각각 1.9km와 4.2km 길이의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하천 어도를 조성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자연형 어도를 만들면 보가 있어도 어류이동에도 문제없다고 했다. 더욱이 보로 인해 유량 자체가 늘어나 보 사이를 오가는 생물종이 장기적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한양대 한명수 교수는 “물론 준설이나 보 공사중 일시적으로 생태계 교란은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로 더 다양해지고 풍부해질 것이라면서 그 대표적인 예가 한강”이라고 설명했다.

    또 육상생태계보다 하천생태계는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로 대규모 하천 준설이 있었던 한강 종합개발사업과 태화강 개선사업에서 생물종이 증가한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한강개발사업(1986년 9월 완공) 이전인 1968년 실시한 한강 생태계 조사에선 어종(魚種)이 53종이이었으나, 개발이 이뤄진 이후인 1987년엔 46종, 1990년 21종, 1994년 39종으로 감소했다가 2000년엔 56종, 2007년엔 71종으로 도리어 더 늘어났다. 하천은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생태계가 풍부해진다는 증거가 한강인 셈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