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둔치 위 갯버들이나, 수풀이 멋있게 보지만 그 아래는 쓰레기, 비닐더미가 많습니다. 준설하면서 다 청소하고 있습니다. 파헤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2~3년 뒤면 물도 가득차고 수생태계도 복원될 것입니다”

    12일 경기도 여주군 금사리 인근 한강 3공구 이포보 현장,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대한 이찬세 서울 국토관리청 4대강사업팀장의 설명에 확신이 넘쳤다.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가 마련한 국토해양부 출입기자단 첫 공식 초청 행사장이었다.

  • ▲ 이포보 공사 현장. 교각 아래 흰 둑이 고정보이다. ⓒ 뉴데일리
    ▲ 이포보 공사 현장. 교각 아래 흰 둑이 고정보이다. ⓒ 뉴데일리

    팔당에서 양평간 37번 국도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이포보는 이포대교에서 하류방향으로 300여 m쯤 위치해 있다. 건설 현장에선 25톤 트럭이 쉴새없이 강바닥에서 긁어낸 토사를 실어나르느라 거친 숨을 토했다. 크레인 2대는 보 시설물 공사를 위한 자재를 들어올리고, 모듈을 조립하는 기술자들의 손놀림도 바빠 보였다. 매일 트럭 280대, 굴삭기 100대가 투입된다.
    “하루하루가 폭염, 공기와 전쟁이에요 우기 오기 전에 마무리할 일이 바빠요” 장재헌 현장소장(대림산업)의 설명에 비장감마저 돌았다.

    이포보는 한강살리기 3공구에 설치되는 보로, 남한강 전 구간에서 강천보, 여주보에 이어 팔당에서 가까운 가장 하류에 위치한다. 지난해 11월 `한강살리기 사업 기공식`도 이곳에서 열렸다.

    “저 앞 크레인이 있는 곳은 수문이 설치될 곳입니다. 이 앞 오른쪽 하안 가까이엔 물놀이장도 설치됩니다. 좌안에는 소수력 발전 시설이 들어섭니다.” 이포보 건설 감리를 맡고 있는 한국종합기술 이수찬 관리단장이 가리키는 현장의 구조물들이 다소 높아보였다. 가물막이로 물길을 막고 맨바닥에서 위로 솟아오른 상태라서 그런 듯했다.

    “보가 저렇게 높은가요. 물이 어디까지 찹니까” 기자들의 궁금증은 역시 보. 보를 막아 물길이 막혀 수질이 악화되거나, 주변이 침수하지 않을까 사회 일부에서 막연히 걱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보는 기둥 아래 가로로 보이는 3m정도의 시멘트벽 높이까지입니다. 저 높이에 물이차면 그 위로 저절로 넘쳐 흐릅니다. 기둥은 가동보를 관리하는 시설이면서, 보 위로 지나는 공도교 교각이 됩니다” 이찬세 팀장의 설명에 의문이 풀렸다.

    그러나 보를 설치하면 보 안에 다시 퇴적물이 쌓이지 않을까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수찬 관리단장은 “계산에 의하면 매년 1.5~2cm정도 퇴적되는데, 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면 바로 쓸려내려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계획에 따르면 이포보는 고정보 296m에 가동보 295m로 설치된다. 가동보는 높이 3m 폭 45m의 수문을 아래서 위로 들어올리는 다기능 보이다. 보 좌안(左岸)엔 3000kW급 소수력발전시설도 들어선다.

    현재 이포보를 포함해 한강 3공구 사업장 공정률은 25.5%로 당초 계획 22.5%보다 3%포인트나 앞당겨졌다. 4대강 전 사업장 중에서도 작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 ▲ 이포보 우안. 둥근 테두리로 보이는 곳이 물놀이가 가능한 수중광장 위치이다. ⓒ 뉴데일리
    ▲ 이포보 우안. 둥근 테두리로 보이는 곳이 물놀이가 가능한 수중광장 위치이다. ⓒ 뉴데일리

    사업이 완료되면 이포보를 통해 1만6000t에 달하는 물을 동시 저장해 용수 공급뿐 아니라 홍수ㆍ가뭄에 따른 피해를 막게 된다. 또 강변에는 생태광장과 문화광장이 세워져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강 한쪽에는 물놀이를 위한 수중광장이 조성된다.

    이포보는 한강 살리기 3공구에 속하는 구간으로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에서 당산리까지 하천 연장 9km에 이르는 구간으로 총 사업비 4000여 억원이 들어간다. 주요 기능은 이 지역 홍수방어와 생태복원, 수자원확보에 있다. 이를 위해 모두 하도의 토사 942만㎥를 준설할 예정으로 현재 565만㎥를 완료했다. 내년 말 모두 준설하고 보가 완공될 경우 최대 홍수위가 0.5m 내려가 수해 가능성이 낮아지고, 저수량도 4000만㎥ 늘어나 추가 수자원을 얻게 된다.
     
    실제 이곳은 지난 2000~2002년 3년간 상습침수로 재산피해 613억원, 이재민 97명이 발생했던 곳으로 치수대책이 절실한 곳이다.

  • ▲ 생태습지로 조성된 경안습지. 4대강 생태습지도 이런 모습으로 조성된다. ⓒ 뉴데일리
    ▲ 생태습지로 조성된 경안습지. 4대강 생태습지도 이런 모습으로 조성된다. ⓒ 뉴데일리

    이날 “수풀이 우거진 둔치를 왜 파내느냐” “오리보트 떠다니는 유원지로 개발하느냐” “영농보상금은 무엇인가” 기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수변공간을 개발한다니까 유원지로 만드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부 지역 둔치에 축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을 하는 정도이고, 친수공간엔 부들, 연꽃 등 습지를 조성하고 조류생태공원을 설치하는 생태복원사업입니다” 이찬세 팀장은 많은 사람이 유원지로 될까봐 우려하지만 그런 걱정은 안해도 좋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수풀이 우거진 하상도 물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계획에 따라 준설하여 저수량을 증대시키고, 저류지 등엔 모래톱 등을 보존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강변의 오염원인 농경지를 정리하면서 농민들의 생계를 위해 일정기간의 영농수익금을 보상해주는 영농보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물고기 생태에 대해서도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했다. 계획에 따르면 이포보 상류와 하류 사이엔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자연형어도가 생긴다. 우안(상류에서 하류쪽을 볼 때 우측)에 폭 5~20m, 길이 458m, 평균 수심 0.5m로 만들어진다. 경사도는 1:150이다. 높이 1m에 길이가 150m의 경사도를 뜻하므로 거의 평지에 가까운 어도가 된다. 어도 주변에는 자연관찰데크, 산책로, 생태광장도 조성된다. 또 보 상류에 만들어지는 여주저류지와 본류 사이 샛강도 확보해 어류 생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저류지는 50년 빈도의 홍수시에 물이 잠겨 물을 저장하고, 평소엔 습지와 수변시설로 활용되는 곳이다.

    이찬세 팀장은 “처음엔 환경 파괴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점차 사업을 이해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수와 학생, 마을 부녀회원 등 소규모 방문객들이 많아지며 현장을 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일 때 일하는 저희들도 신난다”고 했다.

    이수찬 관리단장도 “과거 물놀이가려면 강원도 계곡으로 다녔는데, 사업이 끝나면 수도권 시민들이 멀리가지 않고도 생태학습과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4대강 살리기 구간 전국 곳곳엔 습지 생태학습장이 들어서지만 눈으로 보지 않고 조감도만으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이포보 현장 확인 뒤, 4대강 사업구간 습지에 조성될 생태학습장의 모형이라고 할 경안습지도 방문했다.

    경안습지는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에 있는 인공습지다. 1980년대 수질악화의 대표적인 하천인 이곳에 2002~2004년 16만2000㎡ 넓이로 생태 습지를 조성했다. 이곳에 수련, 부들, 창포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어 하천으로 들어가는 물을 자연정화하는 기능을 하게 했고, 산책로와 관찰데크를 설치해 공원으로도 손색없게 꾸며 놓은 곳이다.

    생태학자이자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보장인 차윤정 박사는 “수생태계는 기본적으로 물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일부에서 지적하듯 멸종위기종 보호 등 다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일방적인 중단 주장은 잘못”이라며 “메마른 하천 모래는 수중동물들에게 사막과 같으며 이를 바꿔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게 하는게 게 4대강 사업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차윤정 부본부장은 또  “4대강 살리기로 자연형 습지, 인공습지에도 경안천과 비슷한 생태공원이 조성돼, 인간과 자연이 어울리는 명소로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