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주요국가 대통령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영도력에 기대를 갖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회장은 28일(현지시각) 이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 이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일문일답을 마치며 이같이 말했고, 참석한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대형금융기관 개혁 문제와 관련, "선진국의 큰 금융기관이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고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G20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특별연설 직후 슈밥 회장의 질문을 받고 "이번 경제위기에 금융기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금융체제로 그냥 가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공히 인식하고 있다"며 금융기관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이 공히 금융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입장"이라며 "건전하고 건강한 변화는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위기 대응은 금융산업 종사자가 수동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변화의 안을 제시하는 게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 개혁이 금융 역할을 너무 소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피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금융산업간 원활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G20 정상회의 정체성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금년에 제도 개혁이나 감독체제를 바꾸는 것 등 금융기구가 신뢰성과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바꾸자는 것도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여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G20 서울 정상회의에 언급, "피츠버그에서 위기탈출 이후 지속성장, 균형성장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G20이 가장 적합한 포럼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면서 "서울 회의에서 이런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음으로써 기대에 미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특별연설 이후 질문을 하나만 하기로 돼있었지만 슈밥 회장은 G20 정상회의의 지속가능성, 1997년 금융위기 극복 경험에 따른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 현재 상황에서 세계 은행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등 세가지 질문으로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다보스포럼 주최측은 미리 시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 내 콩그레스홀에서 진행된 연설과 슈밥 회장과의 대화에 800개의 좌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은행가를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슈밥 회장의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G20) 의장국으로서 이슈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뭣하지만…"이라며 답변을 시작해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으로 세계 경제를 향한 입장을 가감없이 밝혔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800명 수용인원이 꽉 찰 정도로 성황리에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면서 "올해 40주년을 맞은 다보스포럼에는 역대 최다인원인 2700여명이 참석을 신청해 행사주빈으로 초청된 이 대통령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슈밥 회장의 질문 대부분이 G20 과제와 향후 운영방향에 초점을 맞춰 G20이 세계경제에 사실상 프리미어 포럼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