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기업이다.

    기후변화 대응이 전 세계의 공통과제가 되면서 이미 세계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아직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뚜렷한 강자가 없는 만큼 기업에게는 대체 에너지 개발이 세계 에너지 시장 변화를 선도함은 물론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한화그룹도 일찌감치 성장엔진을 '녹색'에서 찾아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석유화학(한화석화)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과 '탄소나노튜브'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중 태양광 사업은 한화석화의 야심작이다. 지난 2007년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인 태양전지의 셀(Cell) 생산 사업 참여를 선언했고 첫 결과물인 태양전지 상품을 28일 출하했다. 작년 울산에 연간 30MW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완공한 뒤 한화석화의 첫 작품이다.

    이를 계기로 태양광 관련 사업규모도 크게 늘린다. 2012년에는 생산규모를 330MW까지 늘리고, 2020년까지 2GW로 확대해 태양광 관련 매출만 2조원을 거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투자액도 8000억원에 달한다. 또 태양전지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에도 참여해 '폴리실리콘으로 부터 셀'에 이르는 생산체계의 수직계열화를 구축, 각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종시 입주 결정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화석화는 태양전지 관련 설비를 추가 증설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부지를 세종시로 선택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태양광 전문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게 한화석화의 목표다.

    '탄소나노튜브'(CNT-Carbon Nanotube) 역시 한화석화의 주력 분야 중 하나다. 흑연 구조의 탄소 시트(Sheet)가 나노미터(nm) 직경의 실린더 형태를 갖는 구조체로 강도, 열전도도, 전기전도도 등이 탁월한 첨단 소재다. 철의 100배에 이르는 인장강도와 구리보다 1000배나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고, 다양한 형태의 가공을 통해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작년 12월 자회사인 한화나노텍을 통해 탄소나노튜브 대량 양산을 위한 설비를 준공하고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0kg의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ingle walled CNT)와 연간 4톤의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ulti walled CNT)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의 탄소나노튜브 생산시설들이 실험실 규모의 소량 주문생산 방식에 그쳤던 것과 달리 대량 생산이 가능해 탄소나노튜브 응용소재 개발 업체들이 겪고 있는 수급난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한화석화의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응용소재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고, 2013년까지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2015년에는 2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탄소나노튜브 분야의 전문업체로 우뚝 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바이오 의약품'개발도 한화가 찾은 신 성장 동력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는 처음으로 2006년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와 유방암 치료제 등이다.

    가장 앞서 개발 중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는 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작년 6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시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2012년부터는 상업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될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6005㎡의 부지를 확보하고 건설에 착수했다. 2018년까지 총 205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