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생방송 중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지 못해 3~5초간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대형 방송사고가 터졌다.

    YTN '뉴스출발'의 이종구 앵커는 23일 새벽 5시 15분께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빵꾸똥꾸'란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권고조치를 받은 사실을 전하다 갑자기 목소리가 경직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 ▲ YTN '뉴스출발'의 이종구 앵커  ⓒ YTN 방송 캡처
    ▲ YTN '뉴스출발'의 이종구 앵커  ⓒ YTN 방송 캡처

    이 앵커는 이후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다음 소식을 전했지만 웃음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나머지 멘트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옆에 있던 이여진 기자에게까지 웃음이 전염된 것.

    이 앵커의 멘트가 끝난 직후 곧바로 다음 소식을 전해야 하는 이 기자는 약 3초간 말을 하지 못하다 간신히 미국의 건강보험 뉴스를 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표결에 필요한 2차 관문 통과했다…"는 부분에 이르러선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일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다음 뉴스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에 얽힌 '가십거리'. 이 기자는 "카를라 브루니가 집 근처에 노숙하는 남성 부랑인 50대의 데니스와 음악, 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래 친구 사이로 지내왔다"는 내용을 전하다 결국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거의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약 5초간 말 문을 잇지 못하던 이 기자는 겨우 사태를 수습한 이후 나머지 뉴스들을 전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같은 방송사고를 접한 네티즌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 ▲ YTN 이여진 기자 ⓒ YTN 홈페이지
    ▲ YTN 이여진 기자 ⓒ YTN 홈페이지

    hwangnamchin한 네티즌은 "정말 이건 아닌데요? 새벽 5시 방송 시청자 우롱 합니까?"란 글에서 "여자 아나운서도 그렇고 준비도 안됐고, 특히 남자 아나운서는 술드셨어요? 어이가 없네"란 글을 해당 방송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기며 심각한 불만을 표출했다.

    rink2000란 네티즌도 "술먹고 방송합니까"란 제하의 글에서 "새벽5시 방송 엉망이네"라고 한탄, 상기한 네티즌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은 초유의 방송사고가 터졌음에도 불구 "덕분에 실컷 웃었다"며 이들 아나운서의 실수에 대해 한결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ytm이라는 네티즌은 "오늘 새벽 빵꾸똥구…아나운서 많이 힘드셨죠?^^"란 글에서 "아나운서가 빵구똥구라고 말씀하시더니 갑자기 목에 힘이들어가시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한참뉴스를 읽어내려갔는데 다른 여자아나운서도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한참 크게 웃었다"고 말하며 "웃기면 그냥 웃어버리세요…뉴스를 꼭 그렇게 딱딱하게 진행하실 필요없으시구요. 오늘 같은 경우는 그냥 화끈하게 웃어주세요^^ 괜찮습니다^^"라고 밝혀 이번 일을 한번쯤 웃어넘길 수 있는 해프닝으로 간주하자는 의견을 보였다.

    panasonx라는 네티즌도 "아나운서들도 사람이고 사람이면 실수도 할 수있는건데 다른 어떤 글들은 욕을 하네요"라고 말하며 "솔직히 새벽 5시에 방송하려면 다른사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해야하는데 그러다보면 힘들고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빵구똥구란 단어가 많이 웃긴데 그냥 보면서 화내지말구 아나운서들이 실수하면 시청자들도 웃어넘기자고요~ 세상 사는거 힘든데~"라는 말로 해당 아나운서들을 위로했다.

    한편 YTN의 앵커팀 관계자는 2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래 빵꾸똥꾸 기사를 안 내보낼까도 생각했었다"며 "여론 역시 방송사고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말아달라'는 의견이 많은 만큼, 이번 일로 해당 아나운서를 징계하거나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