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이제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G20 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우리 생각도 변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G20 의장국이자 개최국으로서 입장을 밝히며 "우리는 G20 의장국으로서 의제 설정과 참가국 선정, 합의사항 조정은 물론 새로운 세계질서 대안을 적극 제시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회의에서 당면한 경제위기의 출구전략을 포함하여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비전과 철학, 그리고 미래 희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G20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G20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앞으로 G20은 세계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기아 빈곤 문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핵심기구가 될 것"이라며 "G20은 경제위기 이후 형성되는 세계질서 구심점이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최고 협력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선도국가들이 인정하는 국제사회 주역이 된 것"이라면서 "남이 짜놓은 국제질서 틀 속에서 수동적 역할에 만족했던 우리가 새로운 틀과 판을 짜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아시아 변방 벗어나 세계 중심에 서게 됐다"
    "대단한 국민의 대통령이란게 너무나 자랑스러워"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유치는 한마디로 이제 대한민국이 아시아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세계와 함께 성장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한층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40분간 진행된 특별회견에서 내년 G20 정상회의 유치 의미를 설명하면서 '선진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계기 마련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첫 개최지이자, 선진국 중심의 G8체제를 넘어 새로운 G20체제를 이끄는 선도국이란 점을 강조했다. 또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중심에 서게된 점을 확인하고 그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유치가 최종 확정됐던 순간을 술회하며 "회의를 끝내고 좁은 출입구로 나오면서 몇몇 정상이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축하인사를 보내왔다. 나는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드디어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에 우뚝 설 계기를 맞게 되었구나, 우리 국민이 정말 대단하구나, 이런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고종 황제의 밀사였던 이준 열사가 을사늑약 부당성을 만방에 알리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분사함으로서 당시 국제질서에 항의했던 아픈 과거를 되짚으며 G20 개최 의의를 재차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더구나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내년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라면서 "감회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G20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G20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개최 성과 보고에 이어 이 대통령은 현 정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을 앞으로도 강화할 뜻을 밝히고,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경제 뿐 아니라 법과 윤리, 정치문화, 시민의식,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국격을 확실히 높이는 데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안호영 통상교섭조정관,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 배석한 정부측 인사 면면은 이날 회견의 주제가 G20 정상회의와 함께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인 미소금융, 보금자리 주택 정책,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 등 친서민 정책이 강조됐음을 설명한다.

    기자회견 형식도 과거와 달랐다. 이 대통령은 회견장에 들어선 뒤 기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준비된 회견문을 약 10분간 낭독했다. 모두발언에 이어 이 대통령은 "질문을 몇 분 받겠습니다"라며 직접 사회를 보면서 기자 질문에 일문일답하는 등 자유롭고도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어떤 글로벌 이슈를 논의할 때 한국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달라진 국제 위상에 따른 국민적 사고의 전환을 역설할 때는 오른손으로 연신 제스처를 취하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회견장 배경에는 "더 큰 대한민국!"이란 글귀가 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