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공사 이진석 나이지리아 사무소장은 20일 나이지리아 법원이 해상광구 분양계약 무효화 취소 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석유공사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당연한 결과로, 우리가 패소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당초 오는 10월에 첫 시추를 할 계획이었는데, 나이지리아 정부의 분양계약 무효화 조치로 큰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히고 "10월 시추는 불가능하지만 최선을 다해 석유개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나이지리아 해상광구 사업 진행 상황은.
    ▲당초 오는 10월 첫 시추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런데 나이지리아 정부가 OPL 321, 323 광구 분양계약을 무효화하면서 사업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한번 시추를 하려면 시추선 확보, 자재 확보 등 30여건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적어도 1년 이상은 시추가 지연되게 됐다.

    --타격이 매우 크다.
    ▲그렇다. 시추공을 한번 뚫는데 1억달러가 소요된다. 이번에 한꺼번에 4개를 뚫을 계획이었다. 이제 10월 시추는 불가능하다. 다만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시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번 판결에 불복할 가능성은.
    ▲이미 법원이 우리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이 아직 입수되지는 않았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게 요지다. 나이지리아 정부로서도 쉽게 항소를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의 광구 분양계약을 일방적으로 무효화한 데 이어 법원 판결에까지 불복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로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무리하게 광구 분양계약을 무효화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만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가 정부의 힘있는 사람들을 부추겨서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행히 법원이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려줬다.

    --OPL 321, 323 광구의 예상 매장량은.
    ▲광구 당 10억배럴씩 총 20억배럴이다. 이 가운데 실제 채굴이 가능한 가채 매장량은 10억배럴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이 1년 이상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또 원유 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계산할 경우 총가치가 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소송에서 이긴 소감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법리상으로나, 규정상으로나 잘못한 것이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거다. 이제 본연의 위치로 되돌아가 그간 허비한 시간을 만회해야 한다. 빨리 석유를 발견해서 한국 경제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