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다습한 여름, 관절염 환자엔 특히 고통의 계절

    5년 째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주부 장모씨(32, 여)에게 여름은 고통의 계절이다. 남들은 여름이 되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상상을 먼저 떠올리지만 장씨는 온 몸이 욱씬 거리는 통증으로 밤새 뒤척이는 여름 밤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뜨거운 태양의 계절, 일 년 중 가장 기다리던 바캉스의 계절 여름이 시작됐다. 사람들 옷차림은 부쩍 가벼워지고 지하철과 은행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무장 했으며 부지런한 사람은 벌써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여름이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다. 특히 관절염을 앓는 사람들에게 여름은 습한 장마보다, 무더운 열대야보다, 밤새 윙윙거리는 모기보다 무섭다.

    우리나라 여름은 햇빛이 뜨겁고, 비가 자주 내리는 전형적 고온다습 계절이다. 따라서 기후와 습도에 예민한 관절은 평소 잠잠하던 평형상태가 깨져 압력을 올리고 염증을 증가시켜 부종을 악화시킨다. 또 관절 주위 근육까지 긴장해 뻣뻣해지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에게 여름은 괴로운 계절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는 해답이 있는 법. 조금만 노력하면 관절염 환자들도 통증의 계절, 여름이 바캉스의 계절, 여름으로 변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과 함께 여름철 관절 관리 비법에 대해 알아보자.

    여름철 관절 관리의 핵심! 온도와 습도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게 되면서 관절에 부종과 통증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여름철 80% 이상 되는 습도는 50% 이내로 낮춰주는 것이 좋은데 가장 쉬운 방법은 환기다. 외출할 때 2~3시간 정도 난방을 하거나 습기를 조절해주는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키우거나 숯을 배치하는 것 등은 습기 조절에 효과적이다.

    또 덥다고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은 관절 통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차가운 공기는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로 유지하고,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도 운동, 둘째도 운동!
    여름철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 무더운 날씨를 이기기에도 좋고 체중 부담감을 줄이면서 관절 건강을 도울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허리를 무리하게 꺾어야 하고 무릎을 자주 구부렸다 펴야 하는 접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30~40번씩, 일주일에 3~4회 정도 물 속에서 걷는 동작만 반복해도 도움이 된다. 온 몸의 관절과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맨손체조나 천천히 걷는 산책, 실내 자전거 타기 등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위 아래로 뛰는 등의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더운 날씨 때문에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도 게을러지게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체중이 늘고 아차 하는 순간에 비만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관절염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김 대표원장에 따르면 ‘표준체중만 유지해도 관절염 발생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라면 무더위 속에서도 운동은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여름 통증도 이열치열, 온찜질과 온욕
    한여름에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뜨거운 폭염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관절염 환자라면 무더위 속에서도 이열치열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온욕과 온찜질. 관절염 환자라면 아무리 더워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40~42도 온도의 물에서 10~15분간 따뜻한 온욕을 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고 있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고 온욕을 하는 동안 가볍게 통증 부위를 마사지 해주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통증이 좀 심하다 싶으면 통증 부위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진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바른 자세는 필수, 음주와 흡연은 금물!
    한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평소보다 자세가 더 흐트러지기도 하고 열대야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 바르지 못한 수면 자세를 취하기도 하는 등 여러 면에서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다. 하지만 관절염 환자에게 잘못된 자세는 통증을 심화시키는 주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평소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완전히 밀착시키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쪼그리거나 엎드리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자면 다리의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다.

    여름이라고 슬리퍼, 높은 굽 샌들을 신기 보다는 운동화 등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고 적당한 높이의 굽과 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관절 건강에 좋다. 뿐만 아니라 시원한 맥주보다는 냉수나 보리차로 여름 갈증을 달래는 것이 좋은데 음주는 관절염 최대의 적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