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범으로 몰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 나선 엄마의 사투.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가 16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드뷔시관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 등 전작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봉 감독의 새 영화는 올해 이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 ▲ 16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드뷔시관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가 해외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 뉴데일리
    ▲ 16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드뷔시관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가 해외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 뉴데일리

    이날 공개된 '마더'는 봉 감독, 주연배우 김혜자, 그리고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일반의 상상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면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칸 공식 데일리를 발행하고 있는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마더'를 '월드 클래스'라며 호평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마이크 구드리지는 이날 리뷰를 통해 "해외 바이어라면 제목이나 중견 배우가 주연이라는 점 때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일단 월드 클래스의 영화 연출력과 히치콕 스타일의 살인 미스터리 요소를 확인하는 순간 영화 세일즈는 활발해질 것이다"라며 "'마더'는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 출품작으로 '박쥐'를 가볍게 따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드리지는 "봉 감독은 네 번째 영화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로 관심을 돌렸다"며 "'마더'는 TV스타 김혜자의 압도적인 중추적 연기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오페라 같은 멜로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해외 언론인들도 봉 감독의 작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속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솜씨 있게 풀어내며 이야기의 힘을 보여줬던 봉 감독의 초점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엄마와 아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감정에 맞춰졌다. 영화는 스물 여덟 나이에 맞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하는 아들 도준(원빈)이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자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엄마(김혜자)의 사투를 그린다.

    한 작은 시골 마을의 약재상에서 일하는 엄마는 하나뿐인 가족인 아들이 나잇값을 못하고 어수룩해 늘 애가 타지만 아들은 그의 전부이다. 손가락을 다쳐 피를 흘리면서도 엄마는 아들을 바라보고, 길거리에 소변을 보는 아들에게 달려가 한약을 챙겨 먹이는 지극 정성이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소녀가 살해당하면서 어처구니없게도 도준은 범인으로 몰린다. 엄마가 필사적으로 나서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하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엄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범인을 찾아나서고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가자 절박감에 점점 광기에 사로잡힌다.

    봉 감독은 이야기 속에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어머니의 모습 '마더'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김혜자의 연기는 "김혜자씨를 보고 영화를 구상했다"고 밝힌 봉 감독의 말에 수긍하게 만든다. 어리숙한 아들, 원빈의 열연도 돋보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