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재보궐선거 뚜껑이 열리자 민주당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당초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과 전주 완산갑을 승부처로 여기고 이곳에 집중적으로 전력을 쏟아부었다. 민주당은 승부처 중 하나인 전주 완산갑에서 정동영 후보(전주 덕진)와 손 잡은 무소속 신건 후보가 약진한 것을 아쉬워 했으나 부평을에서 승리하자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은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한숨은 돌린 셈이다.

    서울 영등포 당사 3층에 설치된 선거상황실에서 자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뚜렷한 우열이 드러나지 않던 개표초반, 차분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인천 부평을에서 자당 홍영표 후보가 점차 앞서자 '수도권 승리'를 확신하며 자축했다. 여기저기서 "부평은 이겼다"는 말이 나왔고, '부평을 당선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였다. 다만, 상황실에서 초초하게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의원들은 전주 덕진에서 정동영 후보가 초반부터 선두를 달리는 것을 보자 "전주는 (정동영이)됐네, 됐어"라며 다소 체념한 어투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 <span style=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인천 부평을에서 승리하자 당선 꽃을 달고 있는 정세균 대표 이미경 사무총장,김민석 최고위원,원혜영 원내대표,정 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title="▲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인천 부평을에서 승리하자 당선 꽃을 달고 있는 정세균 대표 이미경 사무총장,김민석 최고위원,원혜영 원내대표,정 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인천 부평을에서 승리하자 당선 꽃을 달고 있는 정세균 대표 이미경 사무총장,김민석 최고위원,원혜영 원내대표,정 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저녁 10시경 민주당 김윤식 후보가 경기 시흥시장에 당선됐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은 또 한번 승리감에 도취됐다.

    선거상황실 상황판에 당선확정을 뜻하는 무궁화를 단 이미경 사무총장은 "(김 당선자가)너무 잘생겼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고, 충북 증평나 지역구에 기초의원으로 민주당 연종석 후보가 당선되자 김진표 최고위원도 활짝 웃으며 꽃을 달았다. 김 최고위원과 이 사무총장이 당선 꽃을 달자 승리감에 고무된 당직자들의 입에서는 "부평도 꽃을 미리 달아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10시 19분경 정세균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가 영등포 당사를 방문하자 사회자는 "개선장군 정세균 대표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의원과 당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정세균' '원혜영' '이미경'을 수차례 연호했다. 

  • ▲ <span style=29일 밤, 4.29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원혜영 원내대표(좌)와 정세균 대표(우)ⓒ연합뉴스" title="▲ 29일 밤, 4.29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원혜영 원내대표(좌)와 정세균 대표(우)ⓒ연합뉴스">
    29일 밤, 4.29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원혜영 원내대표(좌)와 정세균 대표(우)ⓒ연합뉴스

    정세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시흥과 부평에서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수도권 승리가 그만큼 큰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며 선거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이 이명박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단호하게 심판해줬다"며 "민주당은 제 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당을 잘 정비해나가겠다. 수도권에서 승리를 안겨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4.29선거 결과,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정권심판론'이라는 선거 성격과 정동영 후보 공천 배제가 수도권 승리로 이어졌다는 '명분'도 챙긴 셈이다.

    만면에 웃음을 띤 정 대표는 선거 결과를 보도하던 기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축하한다'는 덕담이 이어지자 정 대표는 "언론인 여러분도 민주당이 승리한 게 좋으시죠"라고 가벼운 농담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정 대표가 이렇게 웃는 얼굴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선거결과로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책임론에서 벗어나게 됐다.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인천부평을, 시흥)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았기 때문이다. 다만, 텃밭인 전주 두 곳에서 패한 민주당에 집안단속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정동영, 신건 후보의 향후 복당 문제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실천할 예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전주에서 승리하지 못한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고 채워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텃밭패배를 애써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투표율 40.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1년 하반기 재보선(41.9%)에 이어 두번째  높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