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재수 농촌진흥청장 ⓒ 뉴데일리
    ▲ 김재수 농촌진흥청장 ⓒ 뉴데일리

    김재수(金在水) 농촌진흥청장은 학구파 관료이다. ‘한국음식 세계인의 식탁으로’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저술했다. 아이디어가 많고 시야가 넓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경북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나왔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제21회 행정고시에 최연소로 합격했고 주미대사관 농무관,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김 청장을 만나 녹색성장의 중요한 한 축인 농업분야의 녹색혁명 청사진을 물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의 생활공감 녹색기술과 대응 방향은 어떻습니까?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제 주역은 농업부문입니다. 저희 농촌진흥청은 국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공감 녹색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생활공감 녹색기술은 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기술 가운데, 일상생활과 결합해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말합니다. 농산물의 재배생산과 저장 기술이라든지, 전통식품을 가공 개발하고 보전하는 기술 등을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농업-농촌이 지닌 잠재적 가치를 개발하여, 국민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녹색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석에너지를 대신할 지열(地熱) 이용기술과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연구 등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고 ‘꿈의 광원’이라 불리는 LED를 농업에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공감 기술을 발굴하고 적극 보급할 계획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 국가비전을 뒷받침할 녹색기술 개발 계획도 있다는데.

    ▲국가의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업분야에선 녹색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 보급해 농업이 녹색성장을 이끌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또는 전래되고 있는 농업기술 또는 문화 중에서 일상생활과 결합하여 실용화가 가능한 부분을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천연염색이나 전래공예품을 소득화하고 미니정미기나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대체농약은 국민의 편의를 향상시켜줍니다. 전통주나 녹차한과 등 전래 농업기술과 식품도 오늘에 맞게 실용화할 수 있습니다.

    농업인과 국민의 녹색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수원농촌진흥청에서 ‘제1회 생활공감 녹색기술 대전’을 엽니다. 우수 녹색기술 전시와 세미나 등 학술행사, 체험, 친환경 농특산물 판매 등 프로그램으로 짜여있습니다. 농악 공연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주시길 당부합니다.

    -그린바이오 신소재 개발도 추진하고 계신다는데?

    ▲생활공감 녹색기술 개발로 녹색성장의 허브 역할을 맡을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Biogas(축산분뇨 등), Biomass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Bioenergy)를 생산하고, 화석에너지를 사용을 절감하는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LED 등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기술개발과 보급도 중요한 추진과제입니다.

    고부가 식품산업, 원예치료, 경관농업 등을 2-3차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식품 이외의 분야까지 그 수요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IT-BT-NT(나노 테크놀로지) 등이 융합된 미래 첨단 신성장 동력 분야 역시 중요한 관심거리입니다. 농산물을 활용해 농업 이외의 분야까지 신수요를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누에에서 빼낸 실크로 실크인공뼈를 만드는 것도 그 한 예입니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잠업을 신소재산업으로 육성해 실크를 이용한 인공뼈, 인공고막, 인공피부 등 의료용 소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공뼈의 세계 시장은 5조원 규모이고 국내시장도 1500억여 원으로 매년 20%씩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 LED를 농업에 활용해 평균 70% 이상의 전기료를 절감하고 수량과 품질이 대거 향상되는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기술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보급할 계획이신지?

    ▲농업부문 기후변화 대책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를 신설했고 국가 기후변화 종합대책 중 농업부분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큰 골자는 적극적 위기관리로 병충해 등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신작목 개발 등을 통해 새 소득 창출 기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열대과수인 망고-용과-파파야-키위, 열대채소인 아티초크-오크라, 아스파라거스 등을 신소득 작목으로 개발 중입니다.

    신-재생 바이오에너지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로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논의 대기정화를 통해 연간 2400만톤의 CO2 흡수로 7조 95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취임 이후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시는 일과 앞으로 추진할 목표가 있다면?

    ▲21세기는 농업이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촌을 녹색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실용연구와 대학과 산업체, 지자체와 연계해 협력하는 열린 연구를 통해 국민이나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공감형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기회 요인을 살려 망고, 아티쵸크 등 새로운 아열대 작물연구를 강화하고, 천연 신소재 및 실크 인공뼈, 바이오신약 개발 등 농식품의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농업이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농촌을 희망과 자립의 농촌, 깨끗하고 살기 좋은 농촌, 잘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생명, 환경,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쾌적한 자립형 복지 농촌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농업인 단체가 주도하는 민간 자율 운동으로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깨끗한 농촌 만들기(CACK)운동을 전개,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는 폐농기계, 폐농자재 등의 처리 지원과 농촌 경관 가꾸기를 통해 농촌을 국민 휴양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 농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 안전 농산물 생산기술을 개발 보급하고, 농업인의 자율적 문제해결 능력과 리더십을 위해 ‘농촌정신혁명’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녹색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셨고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도 말씀해 주시지요?

    ▲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전체 사업비 예산 80%를 조기집행하고 함께 예산 중복집행이나 낭비를 철저히 방지하도록 했습니다. 농업현장 인턴들은 지난해 말부터 농업연구기관과 지자체의 농업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의 일자리 창출이 경기․강원 등 지자체에서 매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진청을 모델로 자체사업 추진에 기여하는 인턴채용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역농민이나 지역출신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인턴들은 우리 농업의 발전된 모습에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FTA 대응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종자, 재배․사육 등 품목별로 산학관연 연구단을 구성해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산과 연구역량을 집중해 현장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주력품목(사업) 육성을 통해 지자체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신시장 개척 및 국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품질 청정 한우, 우량종, 국산종계를 개발하고 고품질 과수나 수출용 화훼 품종도 육성하고 있습니다. 주곡물인 쌀이나 잡곡의 경우 최고품질 및 특수 기능성 쌀 품종을 개발하고 온난화에 따른 이모작 재배 프로젝트도 추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