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실기를 하는 것은 정책 실패보다 더 나쁘다"며 국회의 조속한 예산안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여야 상임위원장단 및 간사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경기 진작과 내수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위한 이날 회동에 불참한 '제 1야당'과 관련해 "민주당이 참석못해 섭섭하지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G20 금융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 성과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정상을 만나보니 내년 상반기가 가장 어려울 것 같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국회가 예산안 처리를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주면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12월 9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데 당일 처리되더라도 예산 회계법상 바로 다음날 집행되는 것은 어렵다"며 "대개 익년 3월에 계획을 세우고 5월경 발주해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에 집행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화급한 현 상황에서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타이밍이 중요하고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먼 훗날에 나는 몸을 던져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나라의 기본을 바로 잡아서 대한민국이 승승장구하도록 기초를 놓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여야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동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모든 나라가 여야없이 한 마음으로 일하더라"며 "일부 야당이 참석 못했지만 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는 상황 인식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나라 상황이 위중하니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인사했다. 권 원내대표는 "신뢰의 위기가 큰 문제"라며 "국민이 정부를, 시장이 정책을 불신하고 있는데 경제팀이라도 거국내각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소속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국회 방미단 활동을 소개하면서 "미국에 가보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양국이 윈윈하는 방안이 있었다"며 "조속한 시기 내에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쪽도 자기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으니 합의한 것 아니겠나"고 화답했다.

    한편 불참한 민주당에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이 직접 찾아가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국회의 협력을 호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서 성의있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내주 예정된 여야 3당 대표회동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불참키로 정한 데 대해서도 "오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불참하더라도) 일정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