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21일 사설 '앰네스티, 한국의 법질서 흔들 셈인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의 노마 강 무이코 동아시아 조사관이 발표한 촛불시위와 경찰 진압에 관한 조사는 시위대의 폭력엔 눈감고 폭력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공권력 행사에만 확대경을 들이댔다. 47년 역사를 가진 국제 인권단체의 공신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조사 방식이요 결과다.

    무이코 조사관은 “경찰은 물대포나 소화기 같은 비(非)살상 군중통제장치를 남용했다”면서 “한국 정부는 과도한 무력을 행사한 경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연일 불법시위를 하며 경찰에 살상무기를 휘두르고 국가 기물을 파괴하는 시위대를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 경찰이라면 어떻게 다루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경찰관 수백 명이 다쳤을 정도로 과격한 폭력시위를 경찰이 최루탄도 사용하지 않고 진압하는 선진국이 있다면 꼽아보기 바란다.

    두 달 반 동안 한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를 명분으로 공명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쫓아내려는 불법시위 때문에 공권력이 마비되고 법치가 사실상 무너졌다. 쇠파이프와 낫까지 동원한 시위대의 폭력 때문에 경찰관 464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경찰차량 170대가 흉물이 됐다.

    무이코 조사관은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대항해 폭언과 폭력을 사용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경찰 폭력에 의해 더욱 촉발됐다”고 시위의 의도와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평가를 했다. 그는 “20∼22세의 어린 나이로 징집된 전·의경들이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식사로 고통 받는 억압적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들이 잠을 자지 못한 것은 오전 4시, 5시까지 불법시위를 벌인 시위대 때문이다. 단순한 인과(因果)관계도 무시한 균형 잃은 판단이다. 시위대가 나이 어린 전·의경들을 끌어내 짓밟고, 새총으로 전경의 얼굴을 향해 위험한 볼트를 쏘아대며, 침을 뱉고 욕설을 한 것에 대해서도 무이코 조사관은 언급하지 않았다. 도대체 뭘 조사했나.

    폭력시위대가 법질서를 훼손하는 것을 그대로 두면 선량한 국민의 고통이 커지고 한국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앰네스티와 무이코 조사관은 알아야 한다. 민주정부의 법질서 유지를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놓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앰네스티야말로 폭력시위를 비호하고 법질서 확립을 더 어렵게 만드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