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양 주민들은 한나라당이 전면에 내세운 '변화론'보다 '여당 수도권 발전론'에 더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일부터 시작된 수도권 지원유세부터 '변화론'을 내세웠다. '변화론'은 좌파정권 10년동안 망쳐놓은 나라를 이명박 대통령이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해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안정론'과 일맥상통하지만 '야당인 통합민주당을 국정파탄 세력으로 내몰며 심판해야 한다'는 공세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

    4일 다시 수도권 지원유세에 나선 강 대표는 안양을 찾아 재차 '견제가 아닌 변화'를 강조했다. 최종찬 후보가 출마한 동안구와 정용대 후보가 출마한 만안구를 찾은 그는 "한 달 밖에 안된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한 정치논리다. 이번 선거는 견제가 아니라 국정파탄 세력 심판이다. 도로 열린우리당 의원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마무리 하기 위해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국정파탄 세력 심판' 주장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날 강 대표가 지원유세한 안양 지역은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민주당세가 강한 곳이라 그런지 주민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비산동 이마트 앞 유세장을 지나가고 있던 김현정씨는 "한나라당은 지난 대통령 선거부터 계속 좌파정권 종식을 외쳤는데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국정파탄 세력으로 내몰며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것 같은데 공감하기 보다는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략적 발언같이 들린다"고 말했다. 역시 유세 현장에 있었던 박미숙씨는 "작년 내내 들었던 말이라 새롭다거나 큰 감흥은 없다"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은 '국정파탄세력 심판'보다 '여당 지역 발전론'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강 대표는 수도권 지원 유세때마다 "대통령과 서울시장도 한나라당이고 경기도지사도 한나라당인데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이 아니면 지역발전이 되겠느냐"며 "뉴타운 등 지역사업을 잘 추진하려면 한나라당 후보를 밀어달라"는 말을 빼먹지 않고 했다.

    안양4동에 산다는 이민영씨는 "안양에서도 이 지역이 낙후 지역으로 꼽힌다"며 "만안구에 뉴타운을 건설한다는데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대통령도 한나라당이고 안양시장도 한나라당인데 우리 지역구 의원만 민주당이면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동안갑 최종찬 후보 유세 차량 앞을 지나던 김 모씨는 "그래도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발전이 좀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안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