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나에게 이재오는 왜 전향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우파가 기치로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군사독재와 싸웠는데 거꾸로 좌파라고 한다. 내가 우파인데 어떻게 전향하나"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대표적인 정통 보수·우파 단체인 국민행동본부의 행사에 참석해, 우파의 가치인 민주주의를 위해 군사독재 정권과 싸웠던 전력 때문에 좌파라고 불리는 것은 억울하다며 자신은 진정한 우파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이회창씨를 지지했던 일부 보수 인사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을 좌파라고 공격했다. 특히 이 당선자의 최측근이었던 이 의원을 두고 남민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빨갱이'라고 맹공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 같은 '이념 논란'에 적극 항변한 것.

    "한번도 '국보법 철폐' '미군 철수' '김정일 찬양' 외친 적 없다"

    이 의원은 "가끔 나에게 이재오는 왜 전향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고 입을 연 뒤 "그럴 때마다 곤혹스럽다. 나는 우파가 기치로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군사독재와 싸웠는데 거꾸로 좌파라고 한다. 내가 우파인데 어떻게 전향하나. 한번도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거나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김정일 김일성을 찬양하지도 않았다"고 억울해 했다. 

    이 의원은 "나는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10년을 감옥에서 살았고 7년을 수배당했다"며 지난 날의 고충을 이야기 한 뒤 "독재 정권은 민주주의를 탄압하려고 반공법으로 민주인사를 잡아가기도 했다. 그게 너무 오래 되다 보니 지난 날 민주화 세력이 좌파로 왜곡되는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그런 가운데 나는 '위장 좌파' 또는 '빨갱이'란 소리를 들었다"면서 "지금까지 우파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한 것이 없다. 그런 이념이 대한민국에 충만해지도록 하려고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오늘날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적이 크긴 하지만 지난 날 장기집권은 분명 반민주적이었고 이에 대해 저항했던 것을 두고 좌파라고 불리는 건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실패한 정권이란 것, 누구나 알아"

    이 의원은 "여러 선배들이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나 역시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 지구상에서 실패한 정권, 실패한 이념이란 것을 누구나 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대북 정책을 만들때 북한이 대한민국을 인질로 삼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했다. 이 정부는 생산적 상호주의가 기본 노선"이라고 거듭 자신은 '친북좌파'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행동본부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난 날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오해라고 생각하고 담아두지 않는다"며 "이 정부가 안보를 튼튼히 하고 북한이 우리의 자유 이념에 들어오도록 하는 그런 정치를 하게 해 달라. 선배들과 함께 동참하고 아울러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서정갑 "누가 이재오·김진홍에게 돌을 던지나"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도 일부러 이 의원을 공식 연사로 초청했다고 설명하며 참석자들에게 그간의 오해를 씻자고 당부했다. 서 본부장은 "아직도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나무란 뒤 "좌파 정권 종식에 실제로 연사로 나왔던 사람이 이 의원,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의장이다. 누가 이 분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이 분들은 대한민국의 검증을 받았다. 오히려 이 분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했던 보수 인사들은 이 의원에게 수차례 박수 세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