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춘이란 사람이 정동영 지지연설을 하였다. 나는 이장춘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가 가끔 보수 논객이나 보수 인사들과 식사를 같이 한다든가 밀담을 나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바가 있을 뿐이다. 그의 연설도 지나가면서 몇 분 정도 들었을 뿐 자세히 듣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내용은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맡은 그의 역할을 짐작하는데 있어 그의 말 하나하나를 분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장춘이란 사람이 알려진 것은 그가 이명박 후보의 명함을 언론에 공개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명함이 언론에 공개되기까지 그는 보수우파를 분열시키기 위해 공작하였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오늘 정동영에 대한 지지연설이 있기 까지는 회의 반 믿음 반으로 그냥 튀고 싶어 하는 한 늙은이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 정동영 지지연설을 듣는 순간 이장춘은 보수우파를 분열시키기 위해 친북좌파 또는 소위 범여권이 고용한 공작원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상 시나리오를 써 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보수우파를 분열시키기 위해 이명박 후보의 이념적 애매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우파논객으로 잘 알려진 조OO기자에게 접근한다. 이장춘의 제보 등에 근거하여 조OO기자는 이명박 후보가 이념적으로 애매하다는 글을 여러 번에 걸쳐 싣는다. 심지어 정통보수를 대표하는 일부 논객조차 이명박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글을 쓴다.

    이 글들에 자극을 받은 국민행동본부 등 선명 보수를 대표하는 시민단체가 이회창에게 연설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회창은 이 기회를 자신이 마치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인 것처럼 포장하는데 성공하고 그 며칠 후 납득하기 힘든 출사표를 발표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장춘은 문제의 그 명함을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자신이 직접 공작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정동영 지지연설을 방송에서 하게 됨으로써 그의 보수우파 분열 공작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가상이지만 이런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보면 그 동안 이해하기 힘들었던 일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왜 보수논객이 일관성이 없는 글을 쓰게 되었는지, 왜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시민단체가 이회창의 출사표 선언의 기회를 제공하였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왜 이회창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출마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짐작에 불과하지만 이회창은 친북좌파세력, 즉 범여권의 공작에 넘어간 것이다.

    여기 까지 생각해보면, 지금 이회창은 과거 이인제가 하였든 일을 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무대는 일부 보수 논객과 보수 단체가 만들어 주었으며 그 공작은 이장춘이 수행하였다. 이것은 순전히 가정이지만 한번 생각해보고 또 검증할 필요가 있는 가정이란 것을 느낀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이회창은 사퇴함으로써 잘못된 그의 역할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