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빅2’의 싸움을 말리기에 급급한 강재섭 대표는 6일 신(新)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비전’에 반대하는 우파 진영을 ‘달래기’에도 애를 써야했다. 한나라당 신대북정책에 강력 반대하고 있는 대한미국재향군인회(향군)와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한 것이다.

    박세직 향군 회장 등 군 원로 11명은 이날 강 대표를 만나 “일방적인 ‘퍼주기’의 폐단과 불이익을 알게 된 대다수 국민은 햇볕정책이나 이를 능가하는 대북지원 정책으로 포퓰리즘에 영합하려는 정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의 대폭 수정이나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북한 대남적화 전략전술 방조 행위 불가 ▲선(先) 핵폐기 후(後) 지원 ▲‘선군정치’ 돕는 재정지원 불가 ▲대북지원 상호주의 ▲남한내 친북좌경화 세력 확산 방지 ▲한미 상호방위조약 강화 ▲‘남북기본합의서’ 준수와 ‘햇볕정책’ 불가라는 대북정책의 7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성우회 김상태 회장은 “국가보안법은 유지한다면서 북한의 신문.방송을 개방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선전선동 전문가인 북한의 신문방송을 개방하면 대남적화를 위한 선전선동을 어떻게 막겠느냐”고 따졌다.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향군 정책자문위원장)은 “햇볕정책 결과 어떻게 됐느냐. 북한이 개혁개방하기는 커녕 핵개발을 했다”며 “햇볕정책이 그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핵심인데 한나라당이 햇볕정책보다 한술 더 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으로 어떻게 정권교체를 하겠느냐”며 “다 된 밥에 코 빠뜨리고 있다. 이러다 또 진다”고도 했다.

    이같은 비판에 강 대표는 “말한 내용이 나의 생각과 똑같다. 걱정하지 말라. 한나라당 대북정책 문제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표를 모이기 위한 기회주의로 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기회주의적인 생각 없다. 믿어달라.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 핵폐기 후 지원에 대한 생각도 같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데 지원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핵폐기 있을 때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이나 이를 이어 받은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에도 찬성하지 않는다”며 “단지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내용도 모르는 일반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김대중 정권 이후 행해진 역홍보로 한나라당을 반통일세력으로 모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의 뼈대는 지키되 쓸데없는 오십견을 없애 전쟁세력으로 비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향군과 성우회는 이날 오후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 열린우리당 김영춘 사무총장 등을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향군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