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확실히 살리겠습니다"(기호 1번 이명박 후보)
    "4000만 중산층 시대"(기호 2번 원희룡 후보)
    "믿을 수 있는 대통령"(기호 3번 박근혜 후보)
    "서민대통령 홍준표"(기호 4번 홍준표 후보)

    한나라당호가 제 17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심장소리"라는 타이틀로 22일 제주에서 개최된 첫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경선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역설하며 당원과 선거인단앞에 지지를 호소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기호 1번) 원희룡 의원(기호 2번) 박근혜 전 대표(기호 3번) 홍준표 의원(기호 4번) 등 4인의 한나라당 경선후보는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협력하겠다"는 서약을 제주당원앞에 한 뒤, 열띤 유세전을 벌였다. 행사가 열린 제주 한라체육관을 가득 메운 3000여명의 선거인단과 당원들도 경선열기도 더해갔다.

    단연 관심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 모아졌으며, 두 유력후보는 경선경쟁력 우위를 자신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소리높였다. 홍 의원과 원 의원은 '빅2'를 집중 공격하면서 틈새를 노렸으며, 각각 '제 3후보론' '통일대통령'을 내세웠다. 특히 제주출신인 원 의원은 '제주의 아들'임을 부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은 '경제대통령'을 집중 부각하면서, 정권차원의 정치공작을 거듭 주장하며 노무현 정권과의 대립각을 선명하게 세웠다. 또 당내 네거티브성 공세에 대한 비판과 함께 경선 후 화합을 강조, 차별화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당원들에 인사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으며, 목이 쉴 정도의 열정을 유세에 쏟아부었다.

    이 전 시장은 "정권교체를 막으려는 세력들이 한나라당을 포위하고 있다. 매우 은밀하고 계획적인 과거에 하던 정치수법으로 정권교체를 막으려 하고 있다"면서 "왜 한나라당 경선에 여권이, 국정원이 개입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다 알고, 우리 당원이 다 알듯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여권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후보가 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다"고 소리높였다.

    이 전 시장은 "오늘은 네편 내편으로 나눠있을 지 모르지만, 내일은 우리 모두 한 편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이 자리 네사람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자중자애해야한다. 서로를 아껴야한다"면서 "바깥에서 던진 돌보다 안에서 던진 돌이 더 매섭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당내 공세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제주도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하지않겠다"면서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실천력을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로 변화 △ 한미 FTA에 따른 제주 감귤 대책마련 △ 바다목장 건설 △ 흑돼지 브랜드화 지원 △ 국제공항 개선책 등 '신제주도 시대'를 위한 지역 공약을 마련했었다.

    박 전 대표는 대표시절 '위기의 당을 구한 지도자' '노 정권과 싸워 패배한 적 없는 후보' 임을 역설하며,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자신을 선택해줄 것을 당원들에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꼿꼿이 선 자세와 단호한 어조를 시종 유지하며 강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는 두번 지고 피눈물을 흘렸으며, 당이 없어질 뻔했다. 이제 삼세판 세번째 도전에서 기호 3번 박근혜가 승리로 이끌겠다"고 집권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이 정권에 맞서 단 한번도 져본 적이 없다"면서 "7%였던 한나라당 지지율을 50%로 만들고, 여당대표 8명을 상대로 8전 8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한다"면서 "이 정권의 어떤 공작에도 끄떡없이 이겨낼 수 있는 당차고 흠없는 후보를 뽑아야한다. 누가 믿을 수 있는 후보이냐"며 본선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당이 없어질 뻔한 위기에 처했을 때 발은 퉁퉁 부었고, 손은 붕대를 감아야했지만 한나라당이 살아야한다는 일념으로 이 정권이 위험한 도박판을 벌일 때마다 맨 앞에서 맞서 싸워왔다"고 말했다.

    △ 제주 전역 무관세지역화 △ 관광산업을 위한 부과세 폐지 △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법인세 감면 △ 제2국제공항건설 등을 지역공약으로 내세운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은 저의 괸당(서로 사랑하는 관계 즉 혈족, 친족을 의미하는 제주방언)이고 저는 여러분의 괸당"이라며 제주에 친밀감을 표했다. 그는 또 "실밥도 뽑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간 곳이 제주"라며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피습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추첨에 의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홍 의원은 "한나라당에 없는 세가지가 서민, 감동, 그리고 바람"이라며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노풍과 같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제3 후보론'을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지난 97년과 2002년 두번의 대선을 거치며 어떻게 하면 대선에 떨어지는가를 현장에서 지켜봤다"면서 "어떻게 하면 떨어지는가 안다. 이번에는 떨어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제 3후보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은 정신차리고 변해야한다. 변화하면 집권한다"며 "당의 변화를 앞장서 이끌 사람이 누구냐"며 지지를 당부했다. 원 의원은 "타 후보는 모처럼 마련한 신 대북정책도 현실이 아니라고 믿는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다가올 평화시대를 해결하고, '제주의 아들'이 한반도 통일의 시대를 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의원과 원 의원은 '빅2'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를 펴며 틈새를 공략했다. 홍 의원은 "대북정책, 안보정책이 5공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전부 이어 받아야한다", 또 "연말까지 네거티브에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고 가슴졸이며 선거를 치러야할 것"이라며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번갈아 공격했다. 뒤이어 원 의원은 "검증공방은 벌였지만 검증된 것은 없고, 토론은 했지만 5.16이 구국형명이라느니 과거에 대한 찬양과 뻔뻔스러운 변명만 난무했다"며 '빅2'를 겨냥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은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측 극렬 지지자들의 과열된 응원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이 전 시장 지지자들에게 당원확인을 요구하는 박 전 대표측 지지자의 극렬한 요구로 행사관계자들이 저지하는 소동이 발생하는가 하면, 숫자 '1'이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은 이 전 시장측 지지자들과 기호 3번을 의미하는 손가락 세개가 그려진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박 전 대표측 지지자들 간의 자리다툼으로 심한 몸싸움도 벌어졌다.

    또 마지막 연사로 나선 이 전 시장의 유세가 시작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단체로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구태도 여전했으며, 한 후보의 지지자는 고성을 질러대며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