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너무 많다.' 

    16개 시·도별 당원간담회를 통해 당심공략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박 전 대표 측에선 당원간담회 때 마다 이 전 시장이 당의 후보가 되지 말아야 할 점을 적극 설파하며 당심을 파고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계속 터지는 이 전 시장 관련 의혹이다. 

    여권의 정치공작에 의한 두 번의 대선패배라는 경험이 있는 한나라당으로선 '이회창 학습효과'가 크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부분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대전·충청지역 당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은 잇따라 터지는 이 전 시장 관련 의혹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0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총대를 멘 사람은 김용환 상임고문. 김 고문은 먼저 "지난 5월 29일 광주에서 시작해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한 한나라당 정책비전토론회에서 우리는 박근혜를 봤다. 박근혜 후보의 진면목, 리더십과 정책을 우리는 눈여겨봤다"면서 "그 결과 여러분이 이 나라를 이끌 대통령이 과연 한나라당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며 200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참석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고 이어 "대통령"을 외쳤다. 김 고문은 곧바로 "박근혜입니다"고 자답했다. 그는 "이 분은 분명한 국가관, 그리고 투철한 애국심, 정직하고 깨끗함, 아름다운 이미지, 줄푸세 정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임기내 국민소득 3만불 시대의 선진국을 열겠다는 (박 전 대표의)약속을 확인하고 믿게됐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이어 이 전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을 보면 이명박씨 재산과 도덕성 문제가 지면을 채우고 있다"며 "참으로 민망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조만간 여권에서 체제를 갖추고 후보를 내세우면 차원이 다른 몇십배의 검증과 네거티브 공격이 있을 법한데 이런 사람을 내세워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다고 믿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안됩니다"고 외쳤고 김 고문도 "안된다"고 화답했다. 

    참석자들의 호응이 뜨겁자 김 고문은 곧바로 이 전 시장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반대했던 점을 부각시켰다. 김 고문은 "그는 충청도와 충청인을 없이 여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충남 연기에 계획돼 있는 행정복합도시를 박근혜 대표가 유치하는 데 앞장섰을 때 반대했던 사람이고 요즘도 행정중심복합도시 얘기만 나오면 어물어물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런 사람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소리쳤다. 참석자들은 "아니요"라고 답했다. 

    김 고문은 또 "지난 1월 17일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인사회에서 도당위원장이 '충청도에서 인심을 얻어야 성공한다'고 하니까 이 분(이 전 시장)이 '충청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충청도 사람이 밀어 정권창출 하는 게 아니라 충청도 사람이 이기는 쪽에 붙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충청도민을 자존심도 없는 사람, 기회주의자로 보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충청도에서 표를 줘야겠느냐"고 물었다. 이번에도 참석자들은 "안된다"고 소리쳤고 김 고문도 "안된다"고 했다. 김 고문은 "충청인의 이익을 지키고 자존심을 어루만져 줄 박 전 대표에게 표를 몽땅 몰아주자"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