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최근 세불리기 가속화에 물음표를 달았다. 박 전 대표측이 선대위원장으로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을 내정한 것에도 '퇴행적 조치'라며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 대변인인 진수희 의원은 2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전체로 보면 당세확장이니 좋은 것"이라면서도 "후보를 통한 외연확대이긴 하지만 본선(대통령선거)에도 도움이 될 새로운 세력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이 지난주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원 중 상도동계 인사 33명에 이어 이날 고건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던 단체인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이 지지선언을 한다고 알린 데 대한 입장이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몇몇 사람이 지지한 것일 뿐"이라며 별 의미를 두지않았다. 이 관계자는 "그런 것을 갖고 기사화하는 것도 문제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근혜 세불리기에 "외연확대긴 한데…"
    민추협이어 한미준도 "박근혜 지지, 전체 뜻 아냐" 내부이견

    민추협의 내부이견과 마찬가지로, 한미준도 박 전 대표 지지선언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창당한 선진한국당 장석창 대표는 이날 오전 급히 이 전 시장 캠프인 용산빌딩을 찾아와 이춘식 전 서울부시장을 만나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며 "이번 지지선언은 한미준이나 선진한국당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YS(김영삼 전 대통령)계 대변인격인 박종웅 전 의원도 민추협 일부인사들의 박 전 대표 지지발표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사를 밝히는 건 좋지만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은 잘못됐다고 분명히 얘기하고 있다"며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이기 때문에 "상도동 식구들이 단합해서 특정후보를 지지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무소속 홍사덕, 그렇게 비판하더니…퇴행적 조치"
    2005년 재선당시 김무성 "당선돼도 안받아준다"

    홍 전 부의장의 선대위원장 내정에는 앞뒤가 맞지않은 인선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원칙'이 뭔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라며 "자신이 당 대표로 있던 시절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을 괴롭혔던 사람아니냐"고 되물었다. 홍 전 부의장은 지난 2005년 10월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 공천에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정진섭 한나라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 사무총장이던 김무성 의원이 홍 전 부의장을 얼마나 비판했었나. 김 의원은 그때 홍 전 부의장을 돕는다는 이유로 광주시의회의장을 제명까지 했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입당절차조차 복잡한 분이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맞는 건지…"라며 "퇴행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김 사무총장은 "홍 전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당에서 안 받아준다"고 공언까지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