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부차관이라는 분이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의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어 그 후문이 매우 코믹하다. 더더욱이 정통부차관의 변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물론 유영환 차관은 박병무 씨가 변호사인 줄 알고 전세 계약했었고,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작년 8월 30일, 유 차관은 전셋집 주인이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되어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전세 계약했다고 한다. 전세금은 5억6천만 원이고, 계약금은 6천만 원이며 10월 14일 잔금 5억 원을 지급한 걸로 언론은 표기하고 있다.

    유 차관은 자녀교육문제로 미도아파트로 이사했다고 하면서, 집을 빨리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 사람이 전세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공인중개사를 찾아 그 다음날 계약했다는 것이다.

    정통부차관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고위공직자로서 그 직분 또한 서슬이 퍼럴 정도로 막강하다. 특히 IT시대에 정통부차관하면 업체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몸조심에 몸조심을 해야 하고, 처신에 극도로 신경을 써야 하는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오얏나무 밑에 갓끈을 메지 말라는 속담도 무색하듯 유 차관의 전셋집이 우연히도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의 집이었다니 보는 사람, 듣는 사람 속은 유 차관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나로텔레콤하면 대한민국에서 내놓으라하는 굴지의 통신회사인데, 박병무 사장과 계약당시 하나로텔레콤 사장인줄 몰랐다고 하는 유 차관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언론에 보도된 유 차관의 변명은 "계약 당시 집주인인 박병무 씨가 하나로텔레콤 사장인줄 몰랐다"고 했다니 듣는 국민들 그저 입맛을 다질 수밖에 없다.

    "집사람으로부터 (집주인이) 변호사라는 얘길 들었지만, 혜택을 받은 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계약이어서 구체적인 확인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유 차관은 한 수 더 떠, 유 차관의 전세 입주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해 ‘명예훼손 의도가 있다고 보고 적절한 법적대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자기 명예는 소중한 줄 알면서, 자기 처신을 명예롭게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큰 문제다. 그렇게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하나로텔레콤 대기업 사장 집에 왜 전세로 들어갔으며, 하나로텔레콤 사장 집인 줄 알았으면 곧바로 그 다음날이라도 계약취소를 했어야 온당한 길이 아니었을까? 바로 어제(10일) 하나로텔레콤 사장 집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도 곧바로 이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해 8월 30일 계약한 전셋집 주인이 박병무 사장인 것을 8개월 가까이 지나서야 주인이 하나로텔레콤 사장인지 알았다고 말하는 유 차관의 모습에서 고위공직자의 정신상태가 과연 어떠한 곳에 가있어야 하는지를 느끼게 한다.

    정무직까지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었으면, 눈치정도는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8개월 가까이 되도록 정통부와 직무상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하나로텔레콤 사장 집인 줄도 모르고 몇 개월이나 그곳에 살고 있었다는 그 자체도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정당한 절차로 적법하게 전세를 들었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고 한다면 전혀 할 말이 없다. 다만 고위공직자로 갈수록 언어행동과 처신에 각별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상식의 도를 지키지 않는 일부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을 국민들은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등잔 밑이 어두워서야 어떻게 21세기 첨단을 달려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보통신부 차관이라고 감히 할 수 있겠는가?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