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국투어의 두번째 행선지인 부산을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전 초웁동 삼광사를 둘러 본 뒤 자신이 30년 전 직접 테이프 커팅을 했던 '한국경로복지회 경로병원'을 찾았다. 이 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지원으로 설립된 경로의원으로 지금껏 치매 노인 등 270만명의 노인들에게 무료봉사를 한 곳이다.

    박 전 대표는 77년 6월 이곳이 경로의원으로 명칭을 변경해 개원할 당시 직접 테이프 커팅을 했고 병원에는 박 전 대표가 당시 테이프 커팅하던 사진이 3점 걸려 있을 만큼 박 전 대표의 향수가 남아있는 곳이다. 병원의 원훈인 '친절 청결 봉사'도 박 전 대표가 제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병원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처음 방문할 당시의 사진이 계단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변창남 병원회장과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경로병원은 단순한 노인복지시설이 아니라 여러분의 사랑과 희생, 봉사로 덥혀지는 우리 사회의 아랫목이라고 생각한다"며 "30년 전 이곳에 야간무료의원을 개원할 때 의료장비와 수술장비, 구급차를 보냈던 기억이 나고 이듬해 직접 병원 개소식 테이프 커팅을 했던 기억도 떠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아주 작은 시작이었지만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사랑과 희생으로 지금까지 270만명의 어르신들에게 무료진료봉사를 해오셨고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삶의 희망을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해 왔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건강한 어르신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도 건강해지기 때문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여러분의 사랑과 희생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어르신들이 우리 사회의 뿌리라면 여러분은 그 뿌리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우리 사회의 거름"이라며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주저없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각 병실을 방문하며 치매노인들을 찾았다. 대다수 노인들이 박 전 대표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일부 알아보는 치매노인들은 박 전 대통령의 딸로 기억하고 있었다.

    한 치매 할머니는 박 전 대표를 보자 "왔나. 엄마보내고 어째 살았노. 동생들도 잘 있나"라고 했고 박 전 대표는 "조카도 잘 크고 있습니다"고 답했다. 다른 치매 할아버지는 병원 관계자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눈물을 글썽이며 "박 대통령 딸내미 아니가"라고 말하기도 했고 다른 치매 할머니도 누군지 알아보겠느냐'는 질문에 "박정희 대통령 딸 아니가"라고 답했다.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근혜사랑 회원등 150여명은 병원 앞에서 "박근혜"를 연호하며 환대했고 박 전 대표는 빗속에서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자리를 옮겨 광안리의 한 호텔에서 부산·경남 지역 미용사회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미용산업은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됐다"며 "맞선이나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도 머리 손질을 필수코스이고 나도 연초에 헤어 스타일 한 번 바꾼 것만으로 뉴스가 되기도 했다"고 말한 뒤 "내 머리스타일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논쟁도 벌이고 여론조사까지 해서 어느 지역은 옛날 머리가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동행한 한선교 의원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박 전 대표의 헤어스타일 선호도를 조사했고 그 결과 회원들 다수가 고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올림머리'를 선호했다.[=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