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명색이 연예인인데"

    공연료를 받지않고는 노래를 할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떠는 주인공은 바로 '자유분방'한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다. 3집앨범까지 낸 중견(?)가수이자 지난 2001년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라는 베스트셀러를 발표한 유명작가, 그리고 행정고시 출신의 서울시 부시장, 2006년 국감NGO모니터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 이 모든 것이 정 의원이 가진 모습이다.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으로도 잘 알려진 정 의원이 5일 국회의원으로서 솔직한 소회를 담은 '최고의 정당 최악의 정당'(지식더미. 2006)을 펴냈다. 정 의원은 이 책에서 "대선은 당 대 당 선거가 아니라 후보 대 후보 선거"라며 "유연하고 명쾌하고 활달한 이미지의 인사들을 전진 배치시켜 당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득권에 절어있는 한 한나라당은 계속 '죽을 쑤고' 있을 수밖에 없으며, '재보선 전문당'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에 관한 소회'편에서 "지역에서는 상가집 개가 돼야 하고, 친지들에게는 영원한 빚쟁이, 가족에게는 늘 불안한 존재가 돼야 한다"며 "정치는 일종의 3D업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 땅에서 모두에게 욕을 얻어먹는 이런 '정치'를 하면서도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겠다는 엄청난 욕심을 갖고 정치를 시작했다"면서 "나는 더러운 걸 치우려고 정치라는 쓰레기더미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당당히 밝혔다.

    이 전 시장을 도와 민선 3기 서울시정을 이끌었던 정 의원은 저서에서도 이 전 시장에 대한 충정을 표현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식 개혁의 본질' '1만불 시대를 끝내고 3만불 시대를 열 사람' 등에서 자신이 본 이 전 시장을 표현했으며, '이명박에 관한 7가지 거짓말' '황제테니스는 이렇게 공작되었다' '개발론자 이명박 시장에 대한 오해풀기' 등에서는 이 전 시장을 대신해 적극 변호에 나서기도 했다.

    또 '오픈프라이머리가 무엇이길래'편에서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측을 겨냥, "집권보다 상위의 목표는 없는데도 '경선규정을 한 자도 고칠 수 없다'느니, '오픈프라이머리 논의 자체를 불허한다'느니 하는 시대착오적 주장이 나온다"면서 "후보간의 유불리는 각 후보가 따질 일이며 당은 이를 떠나 대선 승리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저서를 엮으며 정 의원은 "스포츠선수에게 체력이 기본이듯이 정치인에게는 논리와 철학이 기본"이라며 "우리나라 보수 정치세력은 진보 정치세력에 비해 체력이 현저하게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가 무엇인지' '개혁이 무엇인지' '왜 한나라당이 무기력한지'를 근본적으로 묻는 과정에서 우리의 체력이 강화된다"면서 "이번 책은 그런 물음을 시도해본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를 '지성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정치인'으로 설명하는 정 의원은 "아직도 할 얘기가 너무 많다"고 한다. '특히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과 허위의식에 대해 할말이 많다'는 정 의원의 홈페이지에서는 금배지를 단 '가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출판기념회는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한 화랑에서 열리며 이날 정 의원의 3집앨범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