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한민공조는 실체가 없다"(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며 연일 한나라당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한나라-민주 통합론'의 방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여권의 반한나라당 연대에 맞서 2007년 대선 전 범보수대연합을 이뤄야 하고 이를 위해선 민주당과의 연대가 최상의 조합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당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의원들이 '한-민 통합'을 주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법론을 두곤 당내 중진들과 소장파간의 온도차가 크다.

    중진 의원들은 양당의 정책이 큰 차이점이 없는 만큼 양당이 수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해법을 찾는다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계개편을 주도할 수 있는 더 큰 힘을 가진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통합명분을 제시해야하고 이를 전제로 다양한 방법론이 쏟아지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한나라당 발전적 해체 뒤 중도보수성향의 신당창당'을 홍준표 의원은 '민주당 당권-한나라당 대권'카드를 꺼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DJ 벤치마킹'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소장파는 이들과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세력 대 세력간 연대가 아닌 정책철학의 변화를 통한 통합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박형준 의원은 25일 새정치수모임의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 초청 강연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을 바라보는 정책기조를 양당이 어떻게 맞춰갈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냉전세력으로 자신들을 평화세력으로 나누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기 위함"이라며 "(양당 통합은)기본적으로 정책철학이 문제로 거기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를 고민해야지 그렇지 않고 세력 대 세력 연대를 생각하면 힘들다"고 강조했다.

    양당 모두 보수정당이라 하지만 통일정책에 있어 민주당이 보는 한나라당은 수구적이란 것이다. 당내 강경보수성향 의원들의 경우 DJ의 햇볕정책을 실패한 정책으로 간주하고 있고 지도부의 호남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DJ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을 쏟고 있다. 수요모임 소속의 김명주 의원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파중에 이른바 '정통보수'의 색깔을 털지 못하면 민주당과 같은 길을 갈 수 있겠느냐. 민주당은 정통보수를 꼴통보수라고 하는데 이를 털지 못하고 민주당이 우파대연합이라 하면서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던졌다. 그는 "결국 민주당은 지역주의 들러리로 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념적으로 뉴라이트와는 같이 갈 수 있겠지만 정통보수와 민주당이 같이 가기엔 이념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실제 '한-민 통합'이 가사화 된다 해도 방법론을 두고 한나라당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