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서울 각 지역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구 지구당위원장)의 지지후보 성향이 일반 여론조사와는 판이한 결과를 나타내, 각 후보진영은 희비가 엇갈리며 득실계산과 전략수정에 분주하다.

    중앙일보가 21일 보도한 서울지역 48개 당원협의회장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지입장을 밝힌 32명 가운데 맹형규 전 의원을 지지하는 측이 15명(31.3%)로 가장 많았으며, 홍준표 의원과 오세훈 전 의원 지지는 각각 4명(8.3%)에 그쳤다.

    또 맹 전 의원 또는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사람이 8명(16.7%), 맹 전 의원 혹은 오 전 의원 지지는 1명이었다. 중앙일보의 이번 조사는 19, 20일 이틀간 서울지역 48개 당원협의회장들을 상대로 전화 또는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됐으며, 응답자 수는 서초 을 김덕룡 위원장을 제외한 47명이다.

    반면 지난 15, 16일 한국갤럽에서 서울시민 613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 전 의원이 62.5%의 지지를 얻어 맹 전 의원(12.5%), 홍 의원(11.0%)을 크게 따돌렸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에 따른 이번 경선방식은 대의원(20%, 2366명) 당원(30%, 3549명) 국민참여 선거인단(30%, 3549명)이 참여하는 투표결과에 여론조사결과(20%)를 합산하게 된다.


    이번에 드러난 당원협의회장의 성향분포는 맹 전 의원에 유리한 판세로 분석될 수 있다. 경선에서 50%를 차지하는 대의원과 당원의 경우 당원협의회장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지난 타지역 경선에서 이들의 경선참여율이 일반국민 참여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 경선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세 후보 모두 연일 각 지역을 돌며 당원협의장들을 접촉하는 강행군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당원협의회장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미지에 치중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당원협의회장이나 당원들의 생각은 차이가 있다"며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의 의견이 잘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고 평했다. 그는 오 전 의원이 낮은 지지를 보인 이유를 "과거 TV에 출연해 이미지를 쌓은 것 외에는 전혀 검증된 바가 없지 않느냐"며 "특히 당 내부에서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를 보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맹 전 의원은 남은 기간 동안 아직 보여주지 못한 컨텐츠, 준비해온 정책들을 최대한 알려나가겠다며 '이미지'에 맞서 '내실'을 강조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맹 전 의원측 핵심관계자는 "당원협의회장 쪽은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경선에서도 내실있고 실용적인 후보자인 맹 전 의원을 선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와 거리를 두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오 전 의원으로서도 당원협의회장의 지지가 낮다는 것은 상당한 불안 요소다. 충남지사 제주지사 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는 이기고도 후보자리를 내주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 전 의원측은 "일찍 경선을 준비해온 분들과 2주밖에 안된 측과의 한계로 본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남은 시간이 짧은 만큼 이미 맹 전 의원이나 홍 의원에 기운 지역보다는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지역의 당원협의회장을 전략적으로 치중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경선당일 일반 국민투표의 참여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