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권선택 의원의 영입무산으로 국민중심당이 최대 위기에 놓이게 됐다. 중앙당은 여당의 '정치공작설'을 주장하며 발끈하고 있지만, 지역의 일부 당원들은 지도부의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규진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여권 실세인 이광재 의원이 최근 모 언론사 정치부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국회상임위 회의실에서도 '권 의원은 국중당에 들어 갈 수 없을 것' '대전시장에 나오면 죽게 되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보고 받았다"며 권 의원의 영입무산은 야당탄압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또 강현욱 전북지사의 경우와 유사하다며 "집권 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거는 대전과 전북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강력한 상대 후보를 출마 못하게 하는 치졸한 공작정치 수법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중당은 진상조사와 함께 야당탄압 규탄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중앙당과 다른 입장이다. 주력지역인 대전과 충남에서마저 심각한 위기에 놓이게 됐다는 판단하에 당내 소장파를 자처하는 이들이 지도부 전원사퇴 및 심대평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의 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심 대표는 권 의원 영입을 위해 당내 한 대전시장 예비후보에게 출마포기까지 종용했으나, 불과 몇시간 뒤 권 의원으로부터 입당 거부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력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국중당 대전지역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의 모임인 '5·31 필승연대'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심대평·신국환 공동대표와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당장 당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당은 지금 권 의원의 무소속 잔류 및 대전시장 불출마선언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졌다"며 "지도부는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도부를 겨냥했다. 박태우 공동대표는 "당이 사는 길은 심 대표가 대전시장에, 이 최고위원이 충남지사에 나서는 것"이라며 "이 요청을 수용하지 않으면 지도부를 상대로 무한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선 12일 이원범 중앙당 상무위원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보고 대표하라면 (당내 잡음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며 "그것은 심 대표와 이 최고위원이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냥 하는 얘기로 알겠다(심 대표)" "대통령보고 도지사 나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이 최고위원)"라며 이미 심 대표와 이 최고위원은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둔 시점, 최대의 위기를 맞은 심 대표가 어떤 카드를 제시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