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숙씨의 후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노(盧)비어천가'로 유명한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이 내정됐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이 내정자가 국정홍보처 차장으로 일하면서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을 발휘, 이 점을 노무현 대통령이 높이 평가해 직접 발탁했다"며 "단수로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검증을 받게 됐다"고 알렸다. 이 내정자는 매일경제신문 기자, 한국일보 경제부장·논설위원, 머니투데이 편집국장, 한국경제TV 보도본부장을 거쳤다.

    이 내정자는 국정홍보처 차장으로서의 직무보다는 정부의 정책 홍보사이트인 국정브리핑을 통한 '노비어천가'와 노 대통령의 '댓글논란'으로 더욱 많이 알려져있다. 그는 과도한 '칭송'과 '찬양'을 일삼아 야당이 '국정홍보처 폐지 법안'을 제출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내정자의 대표적인 노 대통령 찬양 행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교 교장이었다면, 노 대통령은 대학 총장 격"이라는 주장. 지난해 11월 그는 '노무현 패러다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비유하고 "고등학교 때 공부 방식을 대학교 때에도 답습했다가는,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어렵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찬양은 여기서 그치지않았다. '박정희 시대는 고성능 자동차, 노무현 시대는 신형 비행기'라는 비유로 2탄을 날렸다. 이 내정자는 당시 '염소 뿔 오래 묵힌다고 사슴 뿔 되더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압축성장을 할 때의 한국(박정희 시대)이 고속 질주한 '고성능 자동차'였다면, 압축발전을 지향하는 지금의 한국(노무현 시대)은 이륙을 준비하는 '갓 출고한 신형 비행기'"라는 '기발한' 주장을 내놨다. 그의 이런 주장에는 노 대통령도 동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에 "혁신과 균형-좋은 착점에 좋은 비유입니다. 이 글 나중에 좀 빌려씁시다. 그런데 약간 쑥스럽기도 하네요. 못 본 척하고 갑니다"라고 댓글을 달아 '만족감'을 표했다.

    이러한 행태로 인해 여당에서조차 "국가 원수의 치적 평가는 사후(死後)에 하는 게 맞다. 국정홍보처가 '(대통령) 사후 홍보처'가 아니라면 대통령 개인의 치적을 알리는 것과 국가 정책을 홍보하는 것을 구별하라"(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열린당 서갑원 의원도 "정권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작업과 대통령의 구상과 정책을 홍보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간의 주장을 살펴볼 때 이 내정자의 대언론관 역시 '언론탓, 국민탓'으로 일관해온 전임 조씨 못지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다분하다.

    이 내정자는 지난 8일에도 "정부가 인위적 부양책을 거부한 것을 언론이 '민생 외면'으로 왜곡했고, 노 대통령은 졸지에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가 됐다"며 "민생을 외면하는 국가지도자는 어디에도 없다"며 '언론 때문'임을 강변했다.

    관훈저널 2005년 겨울호에 기고한 그의 글에서는 △대안부재형(대안 제시 없이 사회안전망 구축 촉구) △일관성 결여형(남북문제 관련) △색깔논쟁형(참여정부 경제정책 좌파 매도) △위기조장형(경제위기론의 경우) △침소봉대형(부동산정책 관련) △책임회피형(양비론) 등으로 구분하며 노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매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 내정자를 소개하면서 "국정홍보처 차장으로 재직하며 국정브리핑에 '정책, 아하! 그렇군요'라는 기획연재란을 신설해 정책고객인 국민에게 정부정책의 안과 밖을 상세히 전달하는 등 국정 홍보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두둔하며 "적극적이고 기획력과 현안분석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오랜 기자생활을 거치면서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홍보수석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여 대통령을 훌륭히 보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