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많이 읽은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축복

    趙甲濟  


朴正熙 대통령 시절, 대사-청와대 安保특보-국방장관-油公(유공)사장을 지낸
劉載興(유재흥) 장군이 쓴 회고록 '激動의 歲月'(을유문화사)에는
 청와대에서 본 박정희의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직원들이 근무시간 외에 자리에 붙어 있는 것을 몹시 싫어하였다.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日課(일과) 시간 외에는 부르지 않았으며, 대신에 日課 시간내는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했다. 그분은 오후 5시가 되면 반드시 일기를 썼다. 나는 여러 번 "각하, 무엇을 그렇게 쓰십니까?"하고 물으면 "기록이라도 남겨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하곤 하였다. 
   
   朴 대통령은 대단한 독서가였다. 책상 위에는 정치, 경제, 문화, 군사에 관한 책이 늘 놓여 있었으며, 이 책들은 자신이 광고를 보고 구입한 것도 있었지만 보좌관이나 장관들이 보고 대통령에게 드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본 책은 빨갛게 밑줄을 그은 채 아랫사람에게 주었다. 가끔 나와 단 둘이 대좌한 자리에서 일본 군벌의 패망사, 제1,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옛날과 현대의 전략의 비교 등을 논리정연하게 풀어가는 데는 그의 박식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은 내가 軍 출신이었으니까 군사분야에 대하여서만 강론을 펼쳤으며, 다른 분야의 특보에게는 그 분야의 강론을 펼치곤 하였으니 늘 공부하는 대통령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    대통령 집무실 한쪽에 대형 한국 全圖(지도)를 붙여 놓고 틈만 생기면 地形(지형)을 응시하곤 하였다. 어떻게 하면 물품 수송을 신속하게 할 수 있을지, 도로, 항만의 시설을 제대로 되었는지, 신설 확장할 곳은....하고 지도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朴 대통령은 냉정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인간미가 흘렀다. 일과가 끝나면 으레 청와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반드시라고 할 만큼 막걸리를 반주로 들었는데, 그가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두 대통령-李承晩과 朴正熙는 독서인이고 교양인이었다. 두 분은 문장력이 뛰어난 대통령이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힘은 독서로 다져진 知性(지성)과 哲學(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두 사람이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한국인의 축복이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